당신을 살리고, 지구도 살리는 놀라운 음식과 물건은?

지구를 살리는 길이 곧 우리를 살리는 길.

0
90

2011년 여름쯤에 읽었던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은 1999년에 나온 꽤 오래된 책으로 원제는 <Seven Wonders: Everyday Things for a Healthier Planet>. 한국에서는 출판사 그물코를 통해 2002년 번역되어 빛을 보게 되었다.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서 그런지 특이하게도 책의 본문은 재생용지로 만들어졌다. 그 느낌이 참 좋다. 그 속에 담긴 내용처럼.

이 책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지구 역사에 비하면 보잘것없이 초라한, 찰나의 역사를 가진 인류의 오만과 탐욕스러운 소비로 인해 망가져 가고 있는 지구. 이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 저자가 친환경적이면서 실생활 속에서 “아주 쉽게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물건들이 없을까?”하고 고민한 끝에 7가지 물건을 찾아내 담은 책이다.

분문 속지는 재생용지로 제작되어 있는 친환경 서적이다.
분문 속지는 재생용지로 제작되어 있는 친환경 서적이다.

그가 7가지 물건을 찾게 된 것은 책의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Dalai Lama)가 유명한 경제학자이자 하버드대학 교수인 갈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를 만났을 때 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만약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한다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요?

달라이 라마의 질문은 답이 불가능한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기에 공안(公案)이자 화두다. 논리적인 해답이 없는 것이 특징.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답을 찾아 탐구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답을 얻게 되는데, 저자는 환경전문가로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더 이상 미국인의 생활방식이 전 세계의 모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구자원에 부담을 주는 곳이 북아메리카이고 미국인이다. 에너지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인간이 소비하는 식량은 고래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루에 2500~3000칼로리 정도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에너지는 대부분 화석 연료에서 나오는데, 미국인이 평균 소비하는 에너지 총량은 하루에 18만 칼로리로 거대한 사향 고래의 평균 에너지 소비량과 맞먹는다. 미국인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사람 크기의 다른 포유류 동물이 소비하는 양보다 훨씬 많다.

인간과 고래 www.barcroftmedia.com
인간과 고래(이미지: www.barcroftmedia.com)

미국은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키는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다. 인류는 또한 매년 육지에서 자라고 있는 모든 식생(vegetation)의 40퍼센트를 사용하며, 청정지역을 거쳐 흘러나오는 담수를 3분의 1이나 오염시킨다. 인류는 세계 삼림의 3분의 2와 초원의 4분의 3을 훼손하였고, 인간의 지방질에 250종류나 되는 새로운 화학물질을 첨가시켰으며, 공룡이 지구를 거닐던 시절 이후에 가장 대규모로 생물종을 멸종시켰다. 참으로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 > 중에서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이 유한한 지구의 자연자원을 황폐시키지 않으면서도 사용할 수 있을까?

저자는 달라이 라마의 화두를 ‘환경적 기준’으로 삼아, 깨끗한 지구 그리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찾은 답은 7가지다. 모두 예외 없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거나 매우 적으면서도, 인간의 생활을 향상하는 데 매우 강력한 것들이다. 하여 저자는 이들에 대해 ‘7대 불가사의’라고 명명한다. 놀랍게도 그것은 21세기 이전에 탄생한 것들이며 다음과 같다.

저자 존 라이언이 찾은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

1. 자전거 – 오염물질을 배출 없이 건강과 운동에도 좋은
2. 콘돔 – 원하지 않는 출산으로 인한 낙태와 에이즈를 막아주는
3. 천장 선풍기 – 에어컨에 비해 훨씬 에너지 절감을 가져오는
4. 빨랫줄 – 지구의 풍부한 자연 에너지인 태양과 바람을 활용한
5. 타이 국수 – 환경을 살리고, 다이어트와 건강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6. 공공도서관 – 재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7. 무당벌레 –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천연 살충제인

어떤가?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물건들이 맞는 것 같은가?
위 물건들 중 당신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야기한다.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물건은 700만 가지가 넘는다고. 그중에 7가지면 된다고. 자전거는 없지만 높은 배기량의 차로 바꾸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한다. 콘돔은 항상 사용했고, 또한 군 교육시간에 배웠던 대로 지갑이나 수첩에도 휴대를 한다. 천장 선풍기는 아니지만 에어컨 사용 없이 선풍기만으로 여름을 나고 있다(냉난방기 자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음).

드럼세탁기가 있을 때도 건조는 세탁기로 하지 않는다. 빨랫줄 대신에 건조대나 옷걸이를 이용한다. 타이 국수는 곡류와 채소류 섭취를 의미하므로 이것 역시 실천하고 있고, 공공도서관은 아쉽게도 이용을 못하고 있다. 주로 책을 사서 보는 편이며 구입하려는 책이 종이 책이면 가급작 ebook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무당벌레는 어렸을 땐 흔하게 보던 곤충이었는데 어느샌가 사라져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귀여운 곤충이었는데 말이다.

생물학자 윌슨(E.O. Wilson) 박사는 그의 에세이집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작은 것들>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딱정벌레 종의 수는 척추동물보다 최소한 7대 1의 비율로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그는 “만일 무척추동물인 곤충이 내일 모두 사라진다면 인류는 몇 개월을 못 버티고 멸종할 것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였다. 

–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 > 중에서

이 외에도 몇 가지 더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 있으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뤄볼 예정이다. 지구를 살려야겠다는 거창한 생각과 행동을 해본 적은 없지만, 적어도 지구가 소중하다는 것은 알기에 가급적 지구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은 나름대로 해오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 지구는 나만의 공간과 소유물은 아니지 않은가. 후손들에게 임대해서 내가 잠시 머물렀다가는 곳이니 깨끗하고,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 현재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그런데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 중에 타이 국수(Pad Thai)에 눈길이 간다.

지구를 살리고, 당신을 살리는 음식.
왜 타이 국수인가 하면 쌀국수는 건강에 이로운 식사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는 지구를 살릴 음식으로 타이 국수만을 지칭한 건 아니다. 타이 국수가 가진 음식의 특성인 곡류, 채소, 과일 등의 식품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타이 국수는 쌀국수에 천연 양념을 섞어 만든다. 거기에 소스를 얹어 여러 가지 채소와 취향에 따라 닭고기나 새우, 두부를 섞어 먹는다.

타이 국수는 한마디로 지구를 살리는 불가사의한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쌀과 채소로 만들기 때문에 영양이 많고 지방질이 적으며 미국인이 먹는 음식에 비하여 환경적인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다.

–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 중에서

아시아인과 미국인이 먹는 고기의 양은?
아시아인들은 평균적으로 미국인보다 5분의 1 이하로 적게 고기를 먹는다. 미국인이 1년에 먹는 고기의 양의 약 120kg에 달한다.
아시아인과 미국인이 먹는 쌀의 양은?
아시아인들은 일 평균 0.454kg(연간 약 160kg)을 먹지만 미국인은 일 년에 11kg의 쌀만 먹는다. 지구 환경에 부담이 되는 고기를 그만큼 많이 먹는다는 뜻인데, 아시아인이 1년에 먹는 쌀의 양과 미국인이 1년에 먹는 고기의 양은 별로 차이가 없다.
아시아인과 미국인이 칼로리를 얻는 식품은?
아시아인들은 전체 칼로리의 10%만을 동물 식품에서 얻는 반면 미국인은 육류에서 대부분의 칼로리를 얻는다.
아시아인 1명을 먹여 살리는데 필요한 토지는?
1 에이커(약 1224평)
미국인 1명을 먹여 살리는데 필요한 토지는?
4 에이커(약 4896평)

중국, 한국 그리고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아침에 만나 인사를 나눌 때 “진지(쌀밥)는 잘 드셨어요?”라고 묻는다. 그들에게는 이 인사가 정중한 인사법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 밥을 위주로 한 식사를 한다.

–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중에서

육류 위주의 식사가 건강에 미치는 연구들은 수 없이 많다. 미국은 1970년 대에 이미 정부차원에서 조사를 대대적으로 벌인 적이 있다. 결론은 육류와 우유를 섭취하는 식사가 건강에 결코 좋지 않다는 것이어서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영양문제위원회는 전 국민에게 “지방과 설탕을 줄이고 양질의 탄수화물을 섭취를 증가시켜라.”고 <미국인의 식생활 지침>을 통해 제시하면서 경고하기도 했다(그냥 탄수화물이 아니라 ‘양질의’ 탄수화물이다).

저자는 중국과 옥스퍼드 대학 그리고 코넬대학이 협력한 연구결과를 예를 들며, 중국인이 건강한 것은 미국인에 비해 지방은 3분의 2 적게, 단백질은 5분의 1 적게, 그에 비해 섬유질은 3배 더 많이 섭취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을 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유제품이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아 골다공증도 매우 드물다고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중국인들도 경제발전에 따라 그들의 전통적인 식사 대신 고기를 많이 먹는 식사로 바뀌면서 질병이 늘어났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시아 음식이 미국에서 유행되고 있는 것처럼 불행하게도 미국 음식은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고 개탄했다.

고기에 중독된 사람들 [사진: SBS 스페셜 '고기']
고기에 중독된 사람들 [사진: SBS 스페셜 ‘고기’]

육류를 자주 섭취하지 않던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 먹으면 여러 가지 만성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다. 세계 암 연구기금과 미국암연구센터에서 발표한 연구결과를 봐도 암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요인은 식사법과 흡연이라고 한다. 한국인의 암 발생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중국 프로젝트 연구자인 코넬 대학의 콜린 캠벨은 앞으로 육류를 너무 많이 먹어서 죽는 사람의 숫자는 흡연으로 죽는 사람의 숫자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지방질 섭취를 줄이려면 먹이사슬에서 하위를 차지하고 있는 곡물을 먹어야 하며, 육류는 주식이 아니라 어쩌다 먹는 맛난 음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심각한 환경오염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원래 축산업은 북미에서도 부업 수준이었지만 늘어난 수요 때문에 주업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특히 북미에서 축산은 가장 심각한 수질오염원이며 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며 토양침식의 중요한 요인이자 습지와 초원이 사라지는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가축의 수는 인간의 3배를 넘어섰으며, 그 많은 가축들이 거대한 몇몇의 농장 회사들에서 집단적으로 사육되면서 발생하는 오염들은 이미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국토 중 가장 넓은 면적에서 자라는 풀과 곡식이 이들 공작식 가축의 먹이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탄식한다.

쇠고기 1kg을 얻으려면 7kg의 사료가 필요함
돼지고기 1kg을 얻으려면 5kg의 사료가 필요함
닭고기 1kg을 얻으려면 3kg의 사료가 필요함

그렇다면 쇠고기 1kg과 쌀 1kg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물의 양은?

쌀 1kg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필요한 물의 양은 3,400리터.
고기 1kg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물의 양은 쌀 1kg 생산에 필요한 물의 4.4배인 15,000리터.

육식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엄청난 양의 곡물이 낭비된다고 해서 세계의 기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8억 4000만 명은 단순히 식량을 살 돈이 없거나 곡물을 재배할 땅이 없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따라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하는 것이 우선.

축산의 원래 기능을 되살려서 영양물질의 순환자 역할과 단백질 공급 기능을 수행하게 하려면 2가지 방안을 동시에 실천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식사 내용을 바꾸고 정치인들은 정책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한국인의 육류 섭취량은 해마다 늘어나는 반면 쌀 소비량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인병과 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인의 육류 섭취량은 해마다 늘어나는 반면 쌀 소비량은 감소하고 있다(이미지: 동아일보).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한국도 기존의 건강한 전통 식단에서 점차 서구화되어가고, 경제 변화가 맞벌이 인구를 늘리면서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소년의 식단이 인스턴트화 패스트푸드화 되면서 육류의 섭취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비만 인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가축의 수가 인간의 3배가 넘었다고 한다. 현재 상황에 대한 반성과 시스템에 대한 개선 없이 이대로 가다간 ‘고기의 역습’, ‘우유의 역습’에 지구는 물론 사람마저 곤란해지는 지경에 빠질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자연식 혹은 채식 위주의 식단이 건강에도 이롭지만, 토양에도 좋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키운 곡류, 과일, 채소를 먹는 것이 더 좋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의 전통음식들은 거의 대부분 지구를 살리는 음식에 해당한다. 지구의 건강에도 좋은 것은 사람의 건강에도 좋다는 진리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지구와 인간을 해치는 목숨건 육식! 꼭 해야 하나?>


메인 이미지: https://www.iaspaper.net/save-earth/
출처: 푸샵 블로그
참고: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존 라이언 지음 | 이상훈 옮김 | 그물코(2002)
참고: <1인 육류 소비량 年 43kg… 30년새 4배로> 동아일보 2015.4.14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