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대로 리뷰] 잊지 말아야 할 그날, 그 이름들 <너의 이름은.>

2014.4.16 우리에게 잊지 말아야 할 그날, 그날의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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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4일 개봉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 – 君の名は。- Your Name.. 영화는 개봉 19일 만에 누적관객수 3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월 1일 기준, 347만 명으로 2004년 개봉했던 《움직이는 하울의 성》의 301만 명 기록을 가뿐히 넘어섰다. 국내 개봉한 일본 영화 중 최다 관객수를 동원하고 있다. 국내 관객의 사랑에 힘입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한국을 방문했다(300만 돌파 공약으로 앙코르 내한도 가졌다).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

2016년 8월 26일 일본에서 개봉한 《너의 이름은.》. 일본 내 박스오피스 1600만 명을 넘어선 역대 최대 흥행 애니메이션 영화로 국내 개봉 전부터 입소문이 자자했다. 나 역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 펜으로 기대했던 작품이라 설 연휴 때 극장 관람을 했다. 성인 관객들의 사랑까지 받고 있는 데다 이른바 신조어 ‘혼모노(진성 오타구, 특정분야 매니아 중 진짜 매니아)’로 불려지는 관객들이 재관람 운동까지 벌였고 결국 2월 9일 350만 관객을 돌파했다.

《너의 이름은.》은 전 세계가 지켜본 가슴 아픈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2011년 3월 11일, 2만 5000여 명의 사망 및 실종자가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영화의 모티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밝혔듯 《너의 이름은.》을 통해 일본인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경험을 공유하고 다독여주고 싶다고 했다.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장면과 원전 폭발은 지금도 여전히 생생하게 그려진다. 자연의 대재앙 앞에 모든 것이 속수무책이었고, TV 화면에서도 여과 없이 보였다.

혜성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것은 땅의 갈라짐 즉, 지진을 의미한다. 영화 <너의 이름은.>의 스틸 컷
혜성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것은 땅의 갈라짐 즉, 지진을 의미한다. 영화 <너의 이름은.>의 스틸 컷

자연재해는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너의 이름은.》의 시나리오를 썼을 때가 2014년. 그 당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소식을 연일 접했다고 한다. 가장 놀랐던 것은 배가 가라앉는 순간에도 그 안에 있는 학생들에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라고 안내 방송한 사실이라고 중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세월호 사건 당시 느꼈던 것들이 이 작품에도 어느 정도 녹아들어 있다.

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있다. 전력 발전소가 폭발하는 장면에서 지역 행정 수장이자 여자 주인공 미츠하의 아버지는 “안심하세요. 가만히 있으세요”라고 안내방송을 내보내 주민의 대피를 막는다.

이와는 반대로 미츠하의 친구 사야카는 “지역 주민은 신속히 대피해주세요”라는 안내방송과 경보를 내보낸다. 특히 사야카의 대피 안내방송 장면의 모티브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고인이 된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의 동사무소 여직원 엔도 미키(당시 24세)씨다. 그녀는 위험을 무릎 쓰고 최후까지 대피 안내방송을 하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쓰나미에 휩쓸렸다. 그녀의 대피 안내방송 덕분에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높이 6m의 큰 지진해일(쓰나미)이 예상됩니다. 바닷물 빠지는 모양이 심상치 않습니다. 즉시 고지대로 대피해 주세요. 해안 근처에는 절대로 다가가지 마세요.”

(30분간 방송이 이어진 후)

“높이 10m 이상의 큰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빨리빨리 고지대로 피하세요. 빨리 피하세요.”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 동사무소 직원  ‘엔도 미키’씨의 대피 안내방송

《너의 이름은.》이 호평을 받으며 많은 관람객이 찾는 것은 아마도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 사태를 겪은 한국과 일본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넸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이 영화가 자연의 대재앙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신카이 마코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를 앙코르 내한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아직 만나지 않은 사람 중에, 내일 만날 사람 중에 중요하고 운명적인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젊은이들에게 그런 상상을 통한 강한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잊지 말아야 할 그날, 그 이름들. 영화 <너의 이름은.> 스틸 컷
잊지 말아야 할 그날, 그 이름들. 영화 <너의 이름은.> 스틸 컷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슬픈 날보다 좋은 날이 더 많겠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그날과 그날의 이름들이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절망을 딛고 일어나 희망을 향해 걸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래는 왓챠에 남겼던 코멘트.

2011.3.11 그들에게 잊지 말아야 할 그날, 그날의 이름들

2014.4.16 우리에게 잊지 말아야 할 그날, 그날의 이름들
갈라졌던 것은 끝내 이어져야 하고
가장 소중한 것은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사랑의 이름으로…
그 기적 같은 이름으로…
(잊어야 하는 이름 그리고 다시 찾아내야 하는 이름, 삶은 그렇게 반복된다.
시간의 소중함이여, 사랑의 소중함이여…)

 


참고: 푸샵 블로그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