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의미 있는 ‘진짜 음식’이란 무엇인가?

먹는다는 것에 관하여: '진짜 음식'을 먹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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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안에서 먹는 자와 먹히는 자가 있을 뿐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것이 먹을거리이다. – 고대 철학서 우파니샤드(UPANISAD) 中에서 

만약 인간에게서 기본적인 생리와 해부학적 구조, 유전자를 통해 물려받은 행동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은 먹는 것뿐이다. – 제인 구달(행동학자, 침팬지 연구가)

고대 철학서와 침팬지의 대모라 불리는 제인 구달 여사의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먹거리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인류 역사 이래로 이처럼 먹거리가 넘쳐나는 시대가 있었던가? 넘쳐나는 음식과 요리 정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서슴없이 서로 짜고 치는 미디어의 맛집 소개(영화 ‘트루맛쇼’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와 블로거들의 무분별한 맛집 소개. 서점가는 요책, 영양, 밥상, 음식과 식품 관련 서적들로 넘쳐난다. 요리사 지망생들이 TV에 나와 경연을 벌이고, 미식 평론가들과 셰프(chef)라 불리며 유명한 요리사가 각광받고 있는 시대.

다큐 영화 <트루맛쇼, 2011>
“나는 TV에 나오는 맛집이 왜 맛이 없는지 알고 있다.” 다큐 영화 <트루맛쇼. 2011>

먹는 일조차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세상. 
그 속에서 우리 스스로 음식다운 음식을 찾아 먹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게 되어버렸다. 나 역시 가끔은 혼란스러울 때가, 정확히 말하면 ‘현혹’될 때가 있다. 나름 영양과 식품에 대해 공부 꽤나 했어도 정말 그럴듯하게 포장되거나, 선전하는 제품을 보고 있자면 흔들리거나 충동구매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먹거리 홍수 속에서 허우적 되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할 때, 한쪽에선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아이러니.

오늘은 뭘 먹지?

음식에 관해 더 많이 연구하고 읽을수록 잡식동물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생각은 더욱 깊어졌다. 잡식동물의 딜레마는 매우 오래된 문제를 다루고 있는 개념이다. 인간은 잡식동물이다. 인간은 식물이든 고기든 버섯이든 거의 모든 것을 먹는다. 그러나 우리가 잡식동물이기 때문에 어떤 음식이 좋고 어떤 음식이 나쁜지 알려주는 본능적 감각이 거의 없다. 이것이 딜레마다. 무엇이든 먹을 수 있지만, 무엇을 먹어야 할지를 어떻게 안단 말인가? 

– 마이클 폴란의 <잡식동물 분투기 >中에서

그렇다. 잡식동물인 우리들의 많은 고민 중, 삼시세끼 무엇을 먹어야 할지가 중요하면서도 귀찮은 고민거리가 아닐까? 나도 외식을 하거나 자주 사 먹는 상황이 되면 고민할 수밖에 없다. 주변 식당 검색을 하기도 하고 배달 어플을 통해 여기저기 기웃대며 추천 내용도 보게 된다. 사 먹는 음식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여하간 그러는 사이 시간은 금세 흐른다. 곤욕이다.

반대로 집밥을 먹거나,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닐 경우엔 고민할 일이 별로 없다. 다행스럽게도 수 십 년간의 식습관으로 인해 인공적인 맛보다 몸이 원하는 음식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어머니께 감사해하고 있다. 적어도 어머니가 만든 – 건강하고, 맛있고, 영양가 있는 – 음식에 대해선 단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으니까.

당신은 넘쳐나는 먹거리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특히 마트에서 식품을 고를 땐 긴장해야 한다. 한 해 쏟아지는 새로운 식품의 종류만 해도 수 천 가지가 넘는 상황이니 더욱 고민이 된다. 마트에 가면 여기저기서 나를 선택해달라고 뽐내듯 진열돼 있는 수 천가지 식품을 보면서 마치 심사원이라도 된 것처럼 도도하게 고개를 쳐들고 마트 여기저기 쏘다닌다. 다행스럽게도 메모지에 적어간 식품들 외에 눈길을 줘야 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대체로 음식이라 불릴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식품을 산다.

2016년 9월 4일 마트에서 산 먹거리들
2016년 9월 4일 마트에서 산 먹거리들. 전통 시장에 비해 진열된 식품들의 유혹을 벗어나기 힘든 곳이 바로 마트다.

한 해 쏟아지는 수천 가지 식품들 중에서 

감히 음식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라고 마이클 폴란은 일침을 가한다. 그리고 “진짜 음식과 공장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물질을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잘 먹기 위한 도전의 대부분이 해결된다고 봐도 좋다.”라고 그의 저서 <푸드 룰>을 통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 혹은 식품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로 음식은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의 물건’이다. 물건이라니!!! 음식은 물건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물을 총칭하는 식품은 곧 ‘식물이나 동물 등 다른 생명체의 몸’이다. 내 몸이 소중하듯 식물이나 동물도 소중한 생명체다. 인간은 생명유지를 위해 식물과 동물의 몸을 먹는 먹이사슬을 피할 순 없다.

인간은 먹이사슬을 통해 음식을 먹으며, 그것은 바로 나의 몸이 된다. 몸은 먹는 대로 되는 것이다.

먹이사슬과 먹는 행위가 건강해야 비로소 인간의 몸도 건강할 수 있다. 먹이사슬의 최종 소비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먹거리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과거에 비해 정말 너무 많이 먹고 있다. 하지만 결코 ‘제대로’ 그리고 ‘잘’ 먹고 있다고 말할 순 없다. 잘못된 식생활 습관과 그로 인한 영양 불균형으로 우리 몸이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예전에 비해 수명은 늘어났지만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질환이 생겨났으며, 그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것이 그 증거. 우리는 결코 잘 먹고 있지 않다.

음식 사슬
먹이사슬의 정점엔 외계인이?

학자들도 이제는 전통 음식이나 각 고장의 토착 음식을 기본으로 한 식단이 인간의 건강에 더 이롭다는 사실을 믿는다. 그 사례로 캐나다와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소년원에서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을 유기농으로 바꾼 후 산만하고 폭력적이던 아이들의 언행이 부드러워지고 집중력이 향상되었으며 지능지수가 10 정도 높아졌다고 한다. 실제로 일본의 연구결과에서 방부제, 유해색소, 화학조미료 등이 신체 새포의 DNA를 손상시키고 신경조직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식품에 얼마나 변화를 주느냐에 따라 건강을 향상하거나, 인생을 더 의미 있게 향유할 수 있으며, 질병으로 인한 삶의 고통을 줄일 수도 있다. 당신과 내가 그러하듯 우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어떤 음식과 식품을 먹어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고민에 빠진다. 존 로빈스의 말처럼 매일 ‘선택의 스펙트럼’과 마주하며 타협의 여지가 없는 셈이다. 동물성 단백질이나 기름진 음식, 입맛을 유혹하는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의 섭취를 포기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러분의 식품 선택이 어떻게 해서 자신의 삶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불운한 사람들에게도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그렇다고 무슨 자기희생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 건 전혀 필요치 않다. 필요한 건 오직 가장 건강하고 맛있고 영양가 있는 식사법이 동시에 가장 경제적이고 인간적이며 가장 오염을 덜 시키는 방법이라는 데 대한 이해만 있으면 된다. 이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것이, 여러분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의지하고 있는 생태계까지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실제적이고 경제적이며 잠재력이 큰 방법 가운데 하나라는 건 명약관화(明若觀火: 의심할 여지없이 매우 분명하다)하다. 그것은 여러분에게도 이롭고, 동료 인간들에게도 이로우며, 동물들에게도 이롭고, 숲과 강과 땅과 대기와 바다에게도 이롭다.  

– 존 로빈스의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中에서

존 로빈스의 말처럼 우리는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음식이나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몸이 진정으로 원하는 음식과 식품을 먹어야 한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해서 그 선택이 당신의 건강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음식과 식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적어도 당신이 먹는 음식과 식품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안다면 당신의 선택 또한 현명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당신의 삶도 건강해지리라 믿는다. 끝으로 앞서 했던 질문을 다시 떠올려 보자. 

오늘은 뭘 먹지?

마이클 폴란이 전하는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복잡하지 않고 간단명료하다. 당신과 가족 이웃을 넘어 지구인을 이롭게 하는 동시에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현실 때문에 중요하다.

인간으로서 가능한 한 건강하게 살기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사실 대단히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것이지만, 어쨌거나 가장 간단히 대답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음식을 먹어라, 과식하지 마라, 주로 채식을 하라!”  – 마이클 폴란의 <행복한 밥상> 中에서

그리고 가짜 음식이 아닌 진짜 음식을 먹자. 입으로 들어갈 수 있는 먹거리들이 모두 진짜 음식이 아님을 기억하자.

컬러 푸드_푸샵.com
컬러 푸드는 당신의 건강을 이롭게 한다(이미지: flickr).

푸샵이 전하는 ‘진짜 음식’을 먹는 법

1. 80:20의 법칙을 기억하라. 곡류, 콩류, 채소, 과일, 견과류, 천연식품으로 만든 음식들이 당신의 일주일치 식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0% 이상이 되게 하라. 나머지 20%는 당신의 입을 위해 선물하라.
2. 내 고장의 법칙을 기억하라. 내가 사는 지역에서 나는 식품이 가장 좋다. 한국은 땅이 넓지 않아 하나의 지역으로 보는 것이 좋다. 수입산 농수산물보다 국내산 농수산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3. 공장식으로 사육된 육류를 피하라. 육류를 섭취할 경우가 있다면 공장식 사육으로 의심되는 경우는 피하라. 그들의 고통스러운 업이 당신의 몸에 그대로 쌓인다.
4. 유기농과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하라. – 친환경농산물 인증시스템 바로 가기
5. 과식하지 말 것. 일요일의 경우 한 끼 정도는 식사를 걸러 보라. 몸이 가벼워진다.
6. 우유는 가공식품이지 천연식품이 아니다. 미디어와 이해집단의 유혹에 빠지지 마라.
7.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 고칠 수 없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라.
8. 3백(흰쌀, 흰빵, 흰설탕)은 가급적 피하되, 컬러 푸드(대부분 곡류, 채소, 과일)는 가까이 하라.
9. 건강보조식품이나 보충제를 남용하지 말 것. 영양소 보충용으로 부족할지도 모르는 선에서만 현명하게 섭취하라.
10. 식품과 원산지 표시 등 식품 라벨 읽는 것을 습관화하라. 내 몸속으로 들어가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데, 적어도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알고 먹어야 하지 않을까?

 


참고: 푸샵 블로그
참고: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1> 존 로빈스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2000)  
참고: <잡식동물 분투기: 리얼푸드를 찾아서> 마이클 폴란 지음 |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2010)
참고: <푸드 룰: 세상 모든 음식의 법칙> 마이클 폴란 지음 | 서민아 옮김 | 21세기북스(2010)
참고: <마이클 폴란의 행복한 밥상: 잡식동물의 권리 찾기> 마이클 폴란 지음 |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2009)
고: <잘 먹고 잘 사는 법> 박정훈 지음 | 김영사(2002)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