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색깔이 당신의 건강을 좌우한다.

당신은 어떤 색깔의 음식을 선호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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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날은 음력설로부터 15일 지나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이다. 설날, 단오, 한식, 추석과 함께 5대 명절 중 하나이며, 정월대보름날 먹는 음식엔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다. 오곡밥(찹쌀, 검은콩, 팥, 보리, 수수, 조 등), 삼색 나물(도라지, 고사리, 시금치)과 묵은 나물(시래기나물, 취나물, 피마자[아주까리] 나물, 호박오가리, 말린 가지, 다래순, 고구마순, 숙주나물), 부럼(호두, 땅콩, 잣, 은행)이 있는데 색깔이 참 곱다.

정월대보름 음식의 색깔에서 느껴지는 건 담백함과 건강함 그리고 풍성함이다. 건강과 행복, 한해의 풍년을 빌었던 우리 조상들은 음식 사랑과 지혜가 남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분명 ‘음식은 곧 몸’이라는 걸 체득하고 있었으리라. 오늘은 음식 색깔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정월대보름 음식에도 색깔이 있다. [사진=인빌뉴스, 임영애 기자 / 링크]
정월대보름 음식에도 색깔이 있다. [사진=인빌뉴스, 임영애 기자 / 링크]

채소, 해조류, 곡류 등에는 고유의 색깔이 있다. 붉은색, 녹색, 노란색, 검은색, 보라색, 흰색이 그것인데 이 색깔에는 각각 특정한 영양학적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자연이 시각적으로 인간이 알아볼 수 있도록 제시한 영양학적 코드(Code)인 것이다. 정월대보름에 음식에도 바로 이러한 코드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음식의 색깔은 바로 당신의 ‘건강 척도’와 같은 것이다.

햇빛을 충분히 받고 자란 과일, 채소, 곡류 등의 식물에는 항암 효소를 자극하고, 암세포 전이를 막아주며, 발암물질의 생성을 억제시키는 성분 등이 풍부하다. 그 성분이 바로 피토케미컬(phytochemical: phyto는 그리스어로 식물이라는 뜻)이다. ‘식물 생리활성물질’ 혹은 ‘식물 내재영양소’라고도 한다. 피토케미컬은 식물 속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로 각종 미생물과 해충은 물론 자외선, 비, 바람 등의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일종의 방어물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식물의 방어물질인 피토케미컬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항산화물질이나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 건강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피토케미컬은 채소나 과일의 화려하고 짙은 색에 많이 들어 있는데, 우리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면역기능, 노화방지, 스트레스 완화 등에 도움을 주어 신체가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고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채소와 과일은 가급적 화려하고 짙은 색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고, 맛은 좀 떨어지더라도 뿌리와 껍질까지 먹는 것이 좋다. 이를 전체식(Macrobiotic)이라 한다. 전체식은 제철 채소와 과일을 뿌리와 껍질가지 통째로 먹는 것으로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먹는 것이 고유의 영양소를 통째로 섭취하는 방법이다. 현재까지 효능이 알려져 있는 피토케미컬은 대개 검은색, 빨간색, 주황색, 흰색, 노란색, 보라색, 녹색 등을 띠는 채소, 과일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2018년 5월 10일 아침과 점심 식단
2018년 5월 10일 아침과 점심 식단

빨간색 음식(Red Food)

대표적인 식품: 사과, 토마토, 붉은 고추, 팥, 석류, 대추, 오미자, 딸기, 수박

빨간색 식품에 주로 많이 함유되어 있는 라이코펜(Lycopene, 리코펜)은 일종의 카로티노이드(Carotinoid)계 색소이다. 항암 작용을 하며, 성질은 카로틴(carotene)과 비슷하다. 라이코펜은 몸속에서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형성되기 전에 위험 인자들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베타카로틴이 뛰어난 항암제로 알려져 있으나 몇 해 전 이스라엘 연구팀의 암세포 성장 실험에 따르면 라이코펜의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가 베타카로틴보다 10배나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암 예방에 탁월한데 흡연이 베타카로틴의 카로티노이드 구조를 변화시켜 제 기능을 못하게 하는 반면 라이코펜에는 그 어떤 방해 작용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UCLA 의과 대학의 데이비드 헤버 박사가

폐암의 희망은 라이코펜

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붉은색 과일은 아침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과일의 비타민 B군과 C군이 간에서 활성화하는데 최소 4~5시간 걸리므로 비타민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다. 식전이면 위와 장의 운동을 촉진하는 식이섬유인 펙틴(pectin)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난 즉시 공복에 먹는 토마토는 혈압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펙틴이 풍부한 사과 한 알이면 식사 대용으로 무리가 없는데 라이코펜의 섭취를 위해서는 깨끗이 씻어 껍질째 먹는다.

노란색 음식(Yellow Food)

대표적인 식품: 고구마, 당근, 자몽, 호박, 고구마, 카레, 감, 귤, 망고, 벌꿀, 노랑 파프리카, 현미

베타카로틴(β-carotene)은 카르티노이드계 색소의 일종으로 강력한 항산화제에 속한다. 몸속에서 생긴 나쁜 활성산소가 세포막과 유전자를 손상시켜서 노화를 촉진하고, 암세포도 만들어 내며 성인병에도 걸리게 하고 하는 데 이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베타카로틴은 사람 몸에 흡수되면 비타민 A로 바뀌는데, 식욕을 촉진, 신체 발육,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중요한 역을 맡고 있다.

한편 지친 장에 원기를 보충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장이 좋아지면 자연히 부기가 빠지고 피부가 예뻐진다. 하루 5~6mg 정도가 권장량으로 귤 3개 정도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과잉 섭취해도 상관이 없는데 베타카로틴이 혈액 속에 들어 있다가 몸에서 필요한 양만 분해돼 비타민 A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녹색 음식(Green Food)

대표적인 식품: 브로콜리, 양배추, 아스파라거스, 올리브유, 녹차, 오이, 상추, 시금치, 매실

녹색 식품에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엽록소가 풍부해 자연 치유력을 높인다. 피를 만들고 세포 재생을 도와주므로 노화 예방에도 좋고,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까지 있다.

음식 색깔이 당신의 건강을 결정한다.
음식 색깔이 당신의 건강을 결정한다.

배추, 양배추, 케일 같이 녹색 잎사귀 야채는 설포라판(Sulforaphane, 설포라페인), 인돌(Indole) 이 다량 함유되어 항암 작용과 함께 간의 독소를 빼는 역할을 하며 완두콩, 아보카도, 키위, 시금치 등 황색을 띤 녹색 야채나 과일의 색소에 들어 있는 루테인(Lutein)과 제아잔틴(Zeaxanthin) 성분은 눈을 건강하게 한다.

보라색 음식(Violet Food)

대표적인 식품: 적색 포도, 블루베리, 가지, 체리, 붉은 양배추, 붉은 양파, 망고스틴

보라색 식품에 풍부한 안토시아니딘(Anthocyanidin: 안토시아닌, 안토시안)은 플라보노이드(Flavonoid)계 색소로 동맥에 침전물이 생기는 것을 막아 피를 맑게 하여 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키는 항혈전 작용, 비만 억제 등의 효과가 있다. 프랑스인이 육류 섭취 등으로 인한 고지방식을 하고도 심장병 사망률이 낮은 이유가 포도주를 즐겨 마시기 때문이라는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와 일맥상통한다.

프렌치 패러독스 이후 레드와인의 생리활성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었는데 타닌(Tannin)의 구성요소인 프로시아니딘(Procyanidin)은 천연 항산화 작용, 심혈관질환 예방의 작용을 하며,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세포 사멸과 노화를 억제하는 장수유전자 시르투인(Sirtuin)을 만드는 시르트1(SIRT1) 대사조절 단백질을 활성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안토시아니딘이 소염, 살균 효과가 뛰어난데 아스피린보다 10배 강하지만 위에는 전혀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게다가 망막에서 빛을 감지해 뇌로 전달해 주는 로돕신(Rhodopsin) 색소 단백질 생성을 도와 컴퓨터 단말기 증후군(VDT)의 여파로 생기는 눈의 피로를 줄여 주기도 한다.

검은색 음식(Black Food)

대표적인 식품: 검은 쌀, 검은콩, 검은깨, 김, 미역, 다시마, 블랙 올리브, 오징어 먹물, 해삼

검은색 음식은 신장 기능을 돋우고 생식기 계통의 기능을 좋게 하며, 우리 몸에 항산화 능력을 길러주어, 뇌 건강에도 좋은 역할을 한다. 특히 검은깨는 비타민 E가 많아 피부를 좋게 해주므로 아토피성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 검은색에 존재하는 안토시아니딘의 항산화 작용과 그에 의한 항암, 노화 방지 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소위 블랙 푸드 삼총사라 불리는 검은 쌀, 검은콩, 검은깨의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안토사이닌은 보라색 음식의 색을 결정짓기도 하는데, 검은색 곡류와 해조류 등에는 셀레늄, 레시틴 및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안토사이닌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 그래서 노화 방지 효과가 더욱 향상되는 이점이 있다.

흰색 음식(White Food)

대표적인 식품: 마늘, 양파, 무, 감자, 버섯, 도라지, 콩, 나물, 배, 굴, 컬리플라워

흰색을 만들어내는 색소에는 플라보노이드와 안토크산틴(Anthoxanthine) 성분이 들어 있어 유해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며,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각종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 주기 때문에 동맥경화, 고혈압, 노화방지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특히 암 예방 효과가 있는 마늘은 비타민 B1 흡수를 촉진시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준다. 도라지와 배 등과 같은 야채나 과일은 성질이 따뜻해서 폐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에게 좋은 보양 재료. 소화가 잘 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체내에서 나쁜 활성산소가 일으키는 부작용을 억제하고 몸속에 들어오는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도 길러준다.

마늘은 대표적인 흰색 음식으로 항암, 항염 작용이 뛰어나다.
마늘은 대표적인 흰색 음식으로 항암, 항염 작용이 뛰어나다.

안토크산틴은 구조에 따라 여러 성분으로 분류되는데 그중 이소플라본(Isoflavones)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중년 여성이 섭취할 경우 안면 홍조 등 폐경기의 초기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마늘은 오래전부터 항암식품으로 주목받아 왔다. 미국과 중국의 공동 역학 조사 결과, 하루 5g 정도의 마늘을 매일 먹는 사람은 거의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50%나 적었다. 하루에 생마늘 1톨, 익힌 마늘일 경우 2~3톨씩 꾸준히 먹도록 한다(생마늘> 마늘장아찌 > 구운 마늘 순으로 효과가 좋다).


참고: 푸샵 블로그
참고: <난 슈퍼푸드를 먹는다> 스티븐 G. 프랫 지음 | 김은정 옮김 | 시공(2004)
참고: <파워 푸드, 슈퍼 푸드 – 알고 먹으면 약(藥) 모르고 먹으면 독(毒)> 박명윤 & 이건순 & 박선주 지음 | 푸른행복(2010)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