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여러 줄] 좋은 기회를 놓치게 하는 얽매인 삶의 방식

여는 글: 책속의 여러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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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책을 읽는다는 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행위다. 마음을 운동시키는 것이다. 삶의 변화는 몸과 마음을 부지런히 움직일 때 조금씩 일어난다. 그 변화는 각자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임과 동시에 원래의 건강하던 몸과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프로젝트: 100년 쓸 몸 만들기>는 건강, 운동, 영양 이야기뿐만 아니라 글을 읽고 쓰는 것에 관해서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읽고 쓰는 행위는 몸과 마음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나>의 저자 매튜 켈리는 “우리는 우리가 읽는 바로 그 책이 된다.”고 했다. 흑인 여성으로 토크쇼의 여왕 자리에 오른 오프라 윈프리는 10대 때 성추행을 당해 임신하는 끔찍한 상황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은 건 오로지 책 덕분이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책을 통해 나는 인생에 가능성 있다는 것과 세상에 나처럼 사는 사람이 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독서는 내게 희망을 줬다. 책은 내게 열려진 문과 같았다.”

<책 읽는 뇌>의 저자 메리언 울프는 “인류는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독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를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인류의 기적적인 발명이다.”라며 인터넷에서 스캔하듯 취하는 정보 대신에깊이 있는 독서인 ‘심오한 독서법(Deep reading)’을 강력하게 예찬했다. 우리는 이 위대한 발명품을 제대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곧 우리가 읽는 그것이며,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우리 자신의 정체가 형성된다. – 메리언 울프, <책 읽는 두뇌>의 저자

당신이 호흡하고, 먹고, 마시고, 운동하고, 읽고 쓰는 모든 것이 당신을 이룬다. 2018년 첫 주말, 푸샵 매거진 <책 속의 여러 줄> 통해 마음을 운동시켜보자.

책 속의 여러 줄: <흐르는 강물처럼>

때로 우리는 살아온 방식에 얽매여 좋은 기회를 놓쳐버리고 만다. 기회가 와도 활용할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친구들과 그 자녀들 대부분도 대학을 나왔다. 그런데 그들이 원하던 일자리를 얻었을까? 그 반대다. 그들은 대학만 가면 인생이 풀린다고 믿던 시절, 뭐라도 되려면 대학졸업장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그렇게 했을 뿐이다.

그런 식으로 솜씨 좋은 정원사, 제빵사, 골동품상, 조각가, 작가들이 사라져갔다. 이제는 이 모든 걸 되돌아봐야 할 시기가 아닐까. 의사, 엔지니어, 학자나 변호사가 되고 싶다면 대학에 가야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 대답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구로 대신하겠다.

이제는 이 모든 걸 되돌아보면 훗날 어디선가
나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겁니다.
숲 속엔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 중에서

생명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바다를 향해 흐르는 강물처럼 얽매이지 않고 살아갈 순 없을까?

캠퍼스 서열에 남몰래 눈물 훔치는 17학번들: 입학 전형과 캠퍼스에 따라 서열 매기는 대학가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

대학을 줄 세우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이제 대학 안에서도 서열화가 뿌리 깊게 박혔다. 취업률이 높은 학과와 그렇지 않은 학과, 대학 본부에서 지원해주는 학과와 늘 통폐합 위기에 시달리는 학과로 학생들의 ‘클래스’는 구분된다. 언제부턴가 ‘클래스’는 입학전형, 캠퍼스별로도 나누어졌다. ‘수시충’, ‘기균충’, ‘지균충’, ‘분캠충’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쓰이는 현실이다. – 출처: 오마이뉴스 2017.3.13


70%를 웃돌던 대학 진학률이 2016년 사상 처음으로 60%대인 69.8%였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해 이 수치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힘들고,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비율도 높지 않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해 쏟아붓는 사교육비는 가계에 부담이 된 지 오래다. 높은 대학 등록금으로 인해 대출을 받지 않으면 졸업하기 어렵고, 졸업해도 빚 갚기 바쁘다. 한국의 교육 상황은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고 특히, 대학 서열화 문제는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 앨빈 토플러, 작가이자 미래학자.

나는 고등학교 졸업 즈음, 대학을 가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해 졸업 후 그해 군대를 갔다. 주위에선 대학 안 간다고 한 마디씩 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 한 이상 인생은 스스로 결정하고 싶었다. 다행히 부모님은 나의 결정을 존중해주셨다. 제대를 앞두고 대학 진학을 고민했던 건 사회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4년은 길고, 2년이면 될 것 같아 전문대 전자계산학에 들어갔다. 비록 전공과 관련된 일(프로그램 개발 등)을 하진 않지만, 컴퓨터와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공이 꽤 많은 도움이 되긴 했다.

졸업 후 미국에서 회사생활을 1년 정도 할 무렵, 인생의 진로를 다시 고민한 끝에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귀국 후 국내 최초로 인터넷 헬스클럽인 푸샵.com을 제작하고 운영하면서 독학을 통해 지식을 쌓고 책을 쓰는 등, 사람들을 건강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을 19년째 해오고 있다. 2천2백 권에 달하는 책으로 여전히 공부하고 있으며 몇 년 후엔 대학 진학 계획도 있다. 왜 또 대학을 들어가느냐고? 물리치료사 면허를 취득하려면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시험을 치를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오래 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해서다.

EBS 다큐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중에서

69.8%라는 대학 진학률은 여전히 높은 수치라고 생각한다.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그 과정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에 정말 필요한 일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대학이 이력서에 한 줄 채우기 위해 필요하고, 대학 나오지 않으면 사회생활 힘들다는 분위기와 사회 서열화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다녀야 하는 것이라면, 이제는 우리 사회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초중고 12년이라는 공부 과정이 오로지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과정이어야 한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까?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고 필요하지만, 대학 진학은 공부 과정 중 일부분일 뿐이다. 비워내야 하는 건 물건 만이 아니라 대학 진학에 얽매인 과도한 집착도 포함돼야 하는 것 같다. 행복과 건강은 대학 서열순도 아니고, 스펙순도 아니다.

끝으로, 2013년에 방영된 KBS 스페셜 <공부하는 인간>에 출연했던 한국인 입양아 릴리의 아버지 힐리 마골린이 들려준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한국이 대단한 나라인 것을 설명하며)하지만 제가 볼 때 문제는 여러분이 너무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입니다. 인생은 즐길 가치가 있는데 여러분은 언제 인생을 즐기는지 통 모르겠어요. 미국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그 누구도 인생이 끝날 때 ‘아, 사무실에서 더 열심히 일할 걸’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는 인생을 즐기고 싶어 하죠. 한국인 여러분들은 엄청난 성장 동력을 만들어냈죠. 매우 강한 나라를 이룩해냈습니다. 이제는 즐기세요! 여유를 갖고 자신의 개성대로 사세요. 당신들이 이루어낸 성과와 가능성을 돌아보세요. 새로운 가능성을 주목하고 꿈을 크게 가지세요. 그리고 밤에는 잠을 좀 주무시고요.


참고: 푸샵 블로그(http://100yearbody.kr/404), 오마이뉴스(https://goo.gl/SnTkKe)
참고:<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가나출판사(2016)
참고: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 문학동네(2008)
참고: <일하면서 책쓰기>, 전미옥 & 탁정언 지음, 살림(2006)
참고: <우리는 왜 대학에 가는가>, EBS 다큐(2014)
참고: <공부하는 인간: 다시 공부를 말하다>, KBS 다큐(2008)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