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여러 줄] 탁월함과 창조성 둘 다 잡고 싶은 당신에게

창조적 수준에 이르기 위한 견실하고 좋은 작업 습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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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 타프(Twyla Tharp)는 세계적인 무용가이자 안무가다. 예술과 거리가 먼 내가 세계적인 무용가를 알고 있었을 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된 반가운 사실 하나. 감명 깊게 본 영화 <백야>(1985)의 화려한 안무가 그녀의 작품이라 것.

영화 <백야>의 한 장면
영화 <백야>의 한 장면

그녀의 저서에서 인용한 타프의 소개는 다음과 같다.

1965년에 직업세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죠프리 발레단, 뉴욕시티 발레단, 파리 오페라 발레단, 런던 로열발레단,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같은 유명 발레단의 안무를 맡았으며, 직접 무용단을 결성하여 <탱크 다이브>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에서 젤리 롤 모턴, 프랭크 시나트라,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다양한 음악을 자유자재로 작품에 녹여내는 타프는 모던 댄스와 발레를 대중음악에 조화롭게 융합하는 데서 가히 선구자라 할 만하다. 또한 <헤어>, <래그타임>, <아마데우스> 같은 영화에서 밀로스 포먼 감독과 함께 작업하기도 했으며, 아메리칸 발레시어터를 위해 만든 <막다른 골목>에서는 미하일 바리슈니코프를 기용하여 독창성을 인정받았고, 바리슈니코프 주연의 영화 <백야>를 안무하기도 했다. 방송 분야에서는 <타프 안무의 바리슈니코프>를 감독하여 에미상을 탔으며, <사랑은 비를 타고>의 연극 버전을 안무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렸고, 2003년에는 빌리 조엘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 <무빙 아웃>으로 토니상을 타기도 하는 등 현존하는 최고의 무용가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현대 무용의 거장이다.

– <천재들의 창조적 습관> 저자 소개

현대 무용의 거장인 타프가 새로 도전한 분야가 있다. 바로 ‘창조성과 습관’. 그녀는 2003년에 발표한 <천재들의 창조적 습관>의 저자이기도 하다. 왜 그녀가 세계적인 무용가에서 창조적 습관을 전파하는 전문가로 거듭났는지 짐작이 간다. 창조성은 몸의 움직임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몸의 움직임과 반복에 있어서 세계 최고임을 자타가 공인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아이디어가 넘치길 기대한다.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실력이 탁월해지길 바라고 창조적인 사람이 되길 원한다. 어느 때보다 창조성이 부각되는 시대를 살고 있고, 기업들도 앞다투어 창조성을 강조하며 창조적인 인재를 영입하기에 혈안이 돼 있다. 하지만 곧 낙담한다. 창조성은 타고난 것이고 천재들만의 전유물이라며… 그러나 타프는 아니라고 말한다.

누구나 창조적이 될 수 있다. 가장 훌륭한 창조성은 습관과 성실함의 결과로 나오는 것이다. 천부적 재능이 없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창조와 습관에 관해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인터뷰에서 그녀가 한 말이다. 맞다. ‘나는 천재가 아니야’란 말은 가장 둘러대기 좋은 핑곗거리다. 그 인터뷰에서 기자가 재미난 질문을 하나 했다. “스티브 잡스가 당신을 찾아온다면 어떤 충고를 하시겠습니까?”

“엎드려서 팔굽혀 펴기를 30번 하라고 하겠습니다. 모든 사업가들에게 제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이죠. 움직이세요. 몸을 움직이면 당신의 뇌도 더 잘 움직이게 됩니다. 움직임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뇌를 자극합니다. (…) 스티브 잡스에게 말할 겁니다. ‘함께 춤춰요’ 이렇게요.”

함께 춤춰요! - 트와일라 타프
함께 춤춰요! – 트와일라 타프

타프의 말은 국내 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교육관계자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책상에 앉아서만 하는 주입식 교육과 줄어든 체육활동으로는 결코 창조성 있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다고. 그녀는 <천재들의 창조적 습관>을 통해 높은 창조적 수준에 이르기 위해 견실하고 좋은 작업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좋은 작업 습관의 반복이 결국 창조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그녀의 일상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다.

“나는 매일 아침을 나만의 의식으로 시작한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연습복을 입고 레그 워머를 신고 후드티를 걸치고 모자를 쓴다. 그러고는 집 밖으로 나와 택시를 불러 세우고 운전사에게 91번가와 퍼스터 에비뉴 모퉁이에 있는 펌핑 아이언 체육관으로 가자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 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내 의식은 매일 아침 체육관에서 하는 스트레칭과 웨이트 트레이닝이 아니다. 내 의식은 바로 택시이다. 운전사에게 목적지를 말하는 순간 내 의식은 끝난다.”

매일 아침 자동적으로 일어나 택시에 올라탐으로써 타프는 체육관에 갈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을 차단한다. 그 의식은 그녀가 생각해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친절하게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그러나 5시 30분에 올라타는 택시는 그녀가 지닌 “반복적인 일과들로 가득한 무기고”에 있는 하나의 항목에 불과하다. 타프는 자신이 되풀이하는 의식적 행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운동하고 서둘러 샤워를 한 뒤, 세 개의 완숙한 달걀흰자와 한 잔의 커피로 끝내는 아침 식사를 반복한다. 또 아침에 한 시간 가량 이곳저곳에 전화하고 우편물을 처리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연습실에서 두 시간 동안 혼자 스트레칭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시도하는 행위를 반복하며, 무용단원들과 함께 연습하는 행위도 반복한다. 오후 늦게 집으로 돌아와 더 많은 업무들을 처리하고, 이른 저녁을 먹은 뒤 조용히 몇 시간 동안 독서하는 행위도 되풀이한다. 이런 행위들로 나의 하루, 나의 매일매일이 이루어진다. 무용가의 삶은 이런 반복의 연속이다.

트와일라 타프는 이처럼 빡빡한 시간표 때문에 사교적인 삶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하며 “분명 비사교적인 삶이다”라고 말했지만 “창조적 수준을 높이는 데는 유리한 삶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렇게 할 때 일상의 삶에서 창조성이 유지된다며 “이 모든 것이 결합할 때 창조적인 삶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음식과 사랑과 신앙에서 기대하는 역동적인 힘을 갖는다.”라고 결론지었다.

– <리추얼> 중에서

결국 천재성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좋은 습관을 지치지 않고 반복하는 데 있는 것이다. 웹툰 <미생>의 대사처럼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하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자 비결이 아닐까?

창조하려면 늘 움직이고 변화하라. – 트와일라 타프


참고: <리추얼: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 메이슨 커리 지음 | 강주헌 옮김 | 책읽는수요일(2014)
참고: <세계적 안무가 트와일라 타프의 창조 경영 이야기>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