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 속 체온저하가 암세포 활동을 촉진한다?

추위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가장 많이 손상되는 조직은 바로 당신의 뇌!

0
41

2019년 1월 기해년 겨울은 지난겨울들에 비하면 따뜻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파도 눈도 뜸하다. 2012년 2월 초, 55년 만의 한파로 언론에서도 난리였던 걸 떠올려보면 말이다. 당시 수은주가 영하 17℃, 체감온도는 영하 23℃였었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엔 한반도가 얼어붙은 사진이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설을 앞두고 있는 1월의 마지막 주말엔 반짝 한파가 있을 거란 소식이다. 아직 추위가 더 남아있겠지만 겨울 동장군이 힘을 쓰지 못하는 듯하다. 요즘은 기온보다는 미세먼지 수치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어서일까? 여하튼 가는 1월을 아쉬워하며 한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2012년 2월 위성에 찍힌 한파가 불어닥친 한반도 모습(이미지 출처: 구글)
2012년 2월 위성에 찍힌 한파가 불어닥친 한반도 모습(이미지 출처: 구글)

시카고 ‘영하40도’, 호주 ‘영상40도’..극과 극 날씨, 원인은?

지구촌이 극과 극 날씨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미국 시카고 등 중북부 지역은 체감기온이 영하 50도 이하로 떨어지는 살인 한파가 몰아친 반면, 호주는 영상 46도를 웃도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한 이러한 ‘극한 날씨'(Extreme Weather)는 더 자주,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지구촌 곳곳에서 ‘극한 날씨’가 이어지는 등 이상 지구촌 곳곳이 홍역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시카고와 일리노이주 북부 지역의 체감온도는 최저 영하 40도로 25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으로 관측됐다. – 2019.1.31 중앙일보

지금은 잠잠한 듯 하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겨울이 되면 세계 곳곳에서 한파와 폭설로 몸살을 앓곤 했다. 이러한 현상은 온난화를 막으려는 평형 장치가 작동한 것으로, ‘지구가 살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고 기후 학자들은 말한다. ‘가이아 이론(Gaia theory: 지구를 환경과 생물로 구성된 하나의 유기체, 즉 스스로 조절되는 하나의 생명체로 보는 이론으로 1978년 영국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주장했다)’으로 보자면, 온난화로  지구가 스스로 면역체계를 발동한 셈이다. 어찌 됐든 그로 인해 사망자가 속출하기도 했었다. 왜 추운 날씨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인체의 체온에 대해 알아보자.

사람은 왜 37℃의 체온을 유지할까?
동물들이 외부 환경의 온도와 관계없이 비교적 일정한 내부 온도를 유지하는 능력을 ‘온혈성(warm-bloodedness)’ 혹은 ‘항온성(homeothermy)’이라고 한다. 포유류의 경우는 약 37℃, 조류는 약 40℃의 체온을 유지한다. 사람의 체온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데, 신체 기관의 활동을 보장해주는 효소작용이 바로 37~37.5℃(심부온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만약 정상 체온에서 3~4도씨 이상을 벗어나면 육체적, 정신적인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사람의 정상적인 체온은 36.8~37.2℃이다. 체온이 가장 높을 때는 오후 4~6시 사이이며, 가장 낮을 때는 새벽 4~6시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운동은 오후 4~6시 사이에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고,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적 운동 즉, 크게 무리해서 근육을 쓰지 않는 운동은 새벽에 하는 것이 유리하다.

어떻게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나?
뇌에는 시상하부라는 것이 있는데, 사람의 온도 조절 스위치로 체온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온기를 만들고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조절 스위치는 필요한 정보를 특수한 센서인 온도 수용기에 의해서 받는다. 중앙 온도 수용기는 뇌에서 가까운 온도 조절 스위치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은 혈액의 온도의 변화에 반응을 하는데 0.1℃ 차이의 아주 미세한 변화에까지 반응을 한다. 게다가 엄청나게 많은 양의 온도 수용기들이 우리 피부 곳곳에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추위에 반응을 한다. 그에 비해 더위에 반응하는 온도 수용기는 적다.

온도 조절 스위치는 시상하부에 있다(이미지 출처: 구글)
온도 조절 스위치는 시상하부에 있다(이미지 출처: 구글)

인체가 체온을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근육을 떨어주는 것인데, 에너지 사용량을 4~5배 정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추우면 몸이 떨리는 이유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인체가 자동적으로 근육을 움직이는 것, 즉 떨게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보온에 신경을 쓴 상황이라면 굳이 근육을 떨어서 체온을 올릴 필요가 없다.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때, 몸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체온이 떨어지는 걸 막지 않으면 세포핵의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해, 결국 몸이 얼게 되는 저체온증이 생긴다. 더불어 세포조직에 산소가 부족한 산소결핍 증상까지 겹치게 된다. 근육은 경직되고, 혈압은 떨어지며 심장박동은 점차 약해진다. 무엇보다도 가장 손상을 입는 조직은 바로 뇌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감각이 없어지면서 잠이 오게 되고, 마치 덥다는 착각에 빠진다. 결국 뇌부종이 발생하게 되고, 숨이 멈추게 되면서 죽음이 찾아온다.

그런데 저체온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뇌출혈이 심하여 뇌압이 올라가서 위험한 상황이나 심폐소생술 후에 뇌허혈증(뇌경색 혹은 뇌졸중)을 예방, 보호하기 위한 치료법으로 저체온법을 사용한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뇌세포의 산소요구량이 6% 감소하여 산소부족으로 인한 뇌세포와 심근세포의 파괴를 더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한파는 한국에만 몰아닥쳤던 것이 아닌데, 동유럽의 경우 한파로 약 100여 명의 사망자가 속출했다. 체온이 35℃ 이하로 천천히 떨어진다면, 잠재돼 있던 지병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기초대사량은 12% 감소하고, 혈류의 흐름까지도 나빠져 암세포 활동이 가장 활발해지며, 면역력도 30%가 떨어져 질병에 노출되기 쉬워 병들게 되는 것이다.

영하 15도 이하인 날씨엔 기본 외투만 입고서 20분 동안 밖에 가만히 있을 경우, 체온은 34℃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체온이 34℃ 정도까지 떨어져 정상 체온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24시간 안에 목숨을 잃을 수 있고 아주 급격히 32℃ 정도까지 떨어지면 1시간 안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27~28℃ 범위에서 체온이 측정된다면 사망한 것으로 간주한다. 미국에서 한 해에 약 700명의 사람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며, 한국도 많은 노숙자와 노인들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그리고 차가운 물에 들어가게 되면 체온이 급격하게 내려가게 되는데, 물속에서의 열전도율은 공기 중에서보다 20배 더 높다. 때문에 물은 같은 온도의 공기에서보다 11배 더 빠르게 몸에서 온기를 빼앗는다. 8℃ 이하의 물속에서는 심장과 호흡이 멈추는 쇼크가 생길 수 있다.

저체온증(몸이 얼었을 경우)의 응급처치법은?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어 저체온증이 왔다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저체온증 환자를 움직이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움직임이 근육의 온도를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저체온증 환자의 경우는 움직임이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땀을 흘렸을 때는 땀을 흘리지 않을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체온을 감소시키는데, 차가운 혈액이 주요 장기로 흘러들어 가게 자칫 생명을 잃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파에 외출 시 목도리, 방한모, 장갑은 필수다(이미지 출처: 구글)
한파에 외출 시 목도리, 방한모, 장갑은 필수다(이미지 출처: 구글)

추위로 인해 몸이 언 저체온증이 걸렸을 때 응급처치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신속히 추위로 벗어나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저체온증 응급처치법]

1. 겨드랑이를 감싼 채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와 같은 자세를 취하게 하고 옆으로 눕힌다. 만약 옷이 젖었다면, 젖은 옷은 반드시 벗긴다.
2. 목도리를 두르고 담요를 덮는다.
3. 그다음 손을 따뜻하게 해 준다. 손으로 나가는 온기가 전체 몸 온기의 1/3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4. 따뜻한 꿀물을 마시게 한다.
5. 상태가 심할 경우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후송한다.

* 한파에 외출 시 보온을 위해 여러 겹의 얇은 옷을 겹쳐 입고, 방한모, 목도리, 장갑은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몸이 얼었을 때 술을 마시게 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방법이다. 술을 마시게 되면 말초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피부로 퍼진다. 그래서 피부의 온도 수용기로부터 배출되는 열에 의해서 마치 몸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몸이 차가워지는 것을 가속화시킨다. 얼어 죽은 사람들 대부분이 술에 취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사람은 추위에 익숙해질 수 있나?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1~2년 정도 추운 지방에서 산 후에는 상대적으로 기후에 익숙해지긴 하지만, 완전하게 적응 하진 못한다고 한다.

추위를 단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혹한기 훈련 중인 특전사 군인들!~ 철저한 준비 없는 얼음물 수영은 위험하다(사진 출처: 아미누리 블로그)
혹한기 훈련 중인 특전사 군인들!~ 철저한 준비 없는 얼음물 수영은 위험하다(사진 출처: 아미누리 블로그)

겨울이 되면 특수부대 군인들은 혹한기 훈련을 하는데, 필수 코스로 받는 훈련 중의 하나가 얼음물 속에서의 수영이다. 추위를 단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것은 바로 이 얼음물 속 수영인데,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일반인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냉수마찰과 공기욕이다. 이런 방법 들로 연습을 한다 하더라도 한 달 정도 지나면 효과는 사라진다.


참고: 푸샵 블로그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