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를 억지로 참으면 어떻게 될까? [방귀소리의 품격 2]

방귀 폭발로 사람이 죽는다고?

0
94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고, 미국 독감 사망자는 1만 명이 넘어섰다고 한다. 그야말로 바이러스 대유행이다. 하지만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방역에 있어서 모범이 되고 있다. 진단 키트도 민관이 협업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고, 의료진들 또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여전히 중국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역대 최고의 방역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태국과 홍콩은 각각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했고, 한국 역시 치료법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망자는 없으며 확진자 중에는 호전을 보여 퇴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개인위생에 철저히 신경 쓴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법).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가야 하고, 생활을 해야 하며, 몸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난다. 몸속 바이러스 이야기를 잠시 미루고 앞선 글 <방귀에도 품격이 있다. – 몸에 좋은 방귀 VS 몸에 나쁜 방귀>, <인간만 걸린다는 대장암!  방귀로 알아보자 – 대포방귀 VS 도둑방귀)>에 이어 방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방귀는 왜 나오는 걸까. 

방귀(Fart)! 인체의 여러 생리현상 중에서 약간 민망한 현상에 속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리와 냄새가 나든 나지 않든) 나온 방귀에 무안을 당해보거나 식은땀을 흘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 때론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유머 소재로 사용되지만, 난감한 상황에 몰아넣기도 하는 방귀는 대장으로 내려간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미생물의 발효 혹은 부패에 의해 생긴 가스가 방출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물론 음식과 함께 들어간 공기도 섞여 나오며, 하루에 15~30번 정도 뀌는 게 정상이다. 대장에는 400여 종, 수조 마리의 미생물이 서식하며 그 종류와 분포에는 개인차가 심하다. 대장에 있는 세균은 많은 양의 비타민, 특히 비타민 K를 합성한다. 발효되는 것이다. 한편 황화수소가 유발한 대장 내의 가스 발생과 같은 부패도 일어난다. 어느 쪽 반응이 많은가에 따라 신체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분포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장에서 음식물이 분해되는 걸 발효로 볼지 부패로 볼지는 명확하지가 않다. 연구가 덜 되어서가 아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어떤 비타민이 생성되고 소화되지 않은 것이 분해되어 영양성분의 생성이 동반되는 현상은 발효로 봐야 하고, 유해한 물질과 가스 등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부패의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는 TV 쇼닥터에게 속고 있다> 중에서

방귀의 성분 중 약 70%는 입을 통해 들어간 공기이고, 20%는 혈액에 녹아 있던 가스, 10% 정도가 음식물이 장에서 분해되면서 나오는 가스이다. 주성분으로 이산화탄소(최대 50%), 수소(최대 40%), 질소(최대 20%)로 이뤄지지만, 이 성분들의 정확한 비율은 사람마다 그리고 당사자도 매일 달라진다. 이 성분 외에도 인구 중 약 3분의 1의 방귀에는 악명 높은 온실 가스인 메탄가스가 석여 있고, 나머지 3분의 2에는 들어 있지 않다(물론 정확한 건 아니다. 방귀에 대한 연구를 학술적으로 진지하게 하는 건 아니기 때문). 방귀에 메탄가스의 함량이 높으면 불이 붙기도 한다. 그 외에도 냄새나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무수한 종류의 혼합이다. 이 가스들은 인체에 무해하거나 약간의 독성을 가지는 정도다. 약간의 독성이 있다 해서 인체에 나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장벽에는 보호물질이 있어 직접적으로 닿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방귀는 왜 나올까?
소리 없이 강하다. 도둑 방귀! [이미지 출처: 구글]
방귀 냄새의 주범은? 그리고 방귀 음색은 어떻게 결정되나?

방귀의 양과 냄새는 섭취한 음식물의 영향이 크고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분포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냄새는 육류의 섭취가 많을수록 더욱 고약하고, 단백질과 지방이 탄수화물보다 냄새에 영향을 더 미친다. 빈도는 식이섬유 등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질수록 잦아지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음식, 급한 식사 혹은 유당불내증인 사람이 우유를 많이 먹거나 하면 증가한다. 방귀의 냄새는 주로 황화수소(Hydrogen sulfide)에서 난다. 방귀에서 황화수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1에서 3ppm(100만 분의 1 단위)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하수구 냄새가 그렇듯이, 농축된 상태의 황화수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황화수소 농도가 치명적인 수준으로 높아지면 냄새를 맡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가 왜 그토록 미량의 황화수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는 과학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이다.

방귀의 음색은 어떻게 결정될까?: 첫째 가스의 양이 중요하다. 둘째 몸 밖으로 가스가 분출될 때의 속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셋째 소화기관, 그중에서도 특히 항문으로 연결되는 곧은 창자(직장, Rectum)의 생김새에 의해 좌우된다. 곧은 창자는 대장의 제일 끝부분부터 항문까지의 부분으로 길이 약 20cm이며, 대변이 나오기 전에 잠시 보관하는 일을 한다. 예를 들면 가스의 양이 많고 곧은 창자가 굵으면 저음에 커다란 소리가 난다. 반대로 가스의 양이 적고 곧은 창자가 가늘면 고음에 작은 소리가 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귀를 줄일 수 있을까?

음식물을 꼭꼭 씹어 같이 삼키는 공기의 양을 줄이는 것, 위장으로 들어간 공기가 트림으로 나올 수 있도록 식후에 눕지 않는 것 등이 방귀를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

방귀를 억지로 참으면 어떻게 될까? 

방귀를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엘리베이터와 같은 좁은 공간이라든가, 애인과 함께 데이트 중이라든가… 방귀를 튼 사이가 아닌 경우라면 어쩔 수 없이 방귀를 참으려고만 하는데 이럴 경우 괜찮은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방귀를 참았을 때 가스는 어떻게 될까?: 원래 방귀는 입으로 들어간 공기나 음식물이 소화기관을 지나가는 동안 다양한 화학반응으로 인해 가스로 변한 것이다. 평균적으로 어른의 경우 하루 1~3리터의 방귀를 배출한다. 이것을 참으면 다시 장속으로 돌아가 혈액 속으로 흡수되어 몸속을 돌아다니다 일부는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고 나머지는 대변으로 나오게 된다. 그런데 드물긴 하지만 문제가 심각해지기도 한다. 방귀를 억지로 참으면 장 속이 기체로 풍선처럼 풍만해지며, 유독가스 등에 의해 장의 리듬이 깨지면서 신체의 다른 장기에도 위협을 주게 된다. 가스의 많은 부분이 체내로 흡수되기도 하고, 일부는 장에 머물면서 연동운동을 방해해 옆구리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위를 압박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심장에 영향을 미친다고도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튜브를 넣어서라도 배출을 해야 한다. 따라서 방귀를 진땀이 날 정도로 너무 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연인 혹은 신혼부부라면 빨리 방귀를 트는 게 서로의 건강에 좋다). 그러니 주변 사람이 방귀 좀 뀌었다고 너무 나무라지 말자. 언젠가는 그게 내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방귀 속 기체들의 폭발 사례

방귀에 든 기체들은 매우 폭발력이 강한 형태로 배합될 수도 있다. 1978년 프랑스 낭시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례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69세 남성의 큰 창자에 있던 용종을 지져서 없애기 위해서 외과의사가 수술 도구를 전기로 가열하는 순간, 폭발이 일어나면서 환자는 말 그대로 찢겨나갔다. <위장병학(Gastroenterology)>에는 “기록상 항문 수술 시에 큰창자 가스가 폭발한 사례가 많으며”, 이 사건은 그중 하나일 뿐이라고 적혀 있다. 지금은 대개 복강경을 이용해서 수술을 하는데, 먼저 큰창자에 이산화탄소를 가득 불어넣는다. 그러면 불편함과 흉터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폭발 위험도 없앨 수 있다.
– 빌 브라이슨의 <바디: 우리 몸 안내서> ‘소화 기관’ 중에서

실제 일어난 일화 하나. 축구 경기에서 방귀를 뀐 것 때문에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얼마나 소리가 컸길래 경고까지 받았을까? 궁금하면 클릭해보시길… [페널티킥 순간 일부러 방귀 뀐 수비수에게 경고]

방귀금지지역 표지판
금연지역 옆에 있는 방귀 금지지역 표지판 [이미지 출처: 이데일리]
요란한 방귀는 왜 구리지 않을까? (도둑 방귀 VS 대포 방귀)

방귀 소리가 요란한 것은 가스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소리 없이 나오는 방귀(도둑 방귀)는 코를 움켜쥐어야 할 정도로 냄새가 고약한데 반해, 소리가 요란한 방귀(대포 방귀)는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방귀 가스의 99퍼센트는 냄새가 없는 수소, 질소, 탄산가스, 메탄가스,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밥이나 콩, 감자 등의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많은 양의 가스가 발생해, 소리는 크지만 냄새는 별로 나지 않는다. 반면 방귀 가스의 1퍼센트는 황화수소, 암모니아, 인돌(Indole), 스카톨(Skatole) 같은 악취의 원인이 되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육류의 단백질이나 지방질을 섭취했을 때 생긴다.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가스의 양은 적어 소리는 별로 안 나지만 대신 냄새가 고약해진다. 

방귀 냄새와 건강은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방귀 성분 중에는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이 있어 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방귀 성분의 상당 부분은 혈액 속으로 흡수되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갑자기 방귀 냄새가 지독하게 바뀌고 그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장염 등의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장에 이상이 생기고 유해세균이 많아지면 방귀의 횟수와 냄새가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육식 위주의 식사는 장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방귀 냄새조차도 고약하다는 뜻이다. 

콩 방귀 = 양은 많으나 냄새는 거의 없음(뿌우우웅~ ………) = 대포 방귀 = 좋은 방귀
계란 방귀 = 양은 적으나 냄새가 고약함(뽀옹~ 윽! 냄새야~) = 도둑 방귀 = 나쁜 방귀

나이 든 사람이 젊은 사람보다 방귀를 더 자주 뀌는 이유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도 서글픈데 방귀까지 자주 뀐다는 눈총을 받으면 서글퍼질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이 이해해야 한다(누구나 언젠가 그리 될 테니까). 왜냐하면 노화로 인해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서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 수많은 근육 중 항문조임근(괄약근)의 긴장도가 떨어지면 아무래도 방귀를 더 자주 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이 들어도 근육 운동은 중요하다. 항문조임근의 긴장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면 케겔 운동을 권한다. 그러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나머지 하나는 무엇?). 대둔군과 괄약근에 힘주는 하루 보내시길…

엉덩이 근육과 항문조임근 근육을 발달시키자!
엉덩이 근육과 항문조임근 근육을 강화시키자! [이미지 출처: 구글]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당신의 ‘대장’은 안녕하십니까? [건강 레시피]>
<당신을 괴롭히는 변비와의 전쟁!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


참고: <푸샵글>
참고: <인체생리학, 5판> 디 언그로브 실버톤, 고영규 옮김, 라이프사이언스(2011)
참고: <우리는 TV 쇼닥터에게 속고 있다> 이태호 지음 | 오픈하우스(2019)
참고: <바디: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지음 | 이한음 옮김 | 까치(2020)
참고: <천하무적 잡학사전> 엔사이클로넷 지음 | 이규원 옮김 | 좋은생각(2005)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사이트&SNS: http://푸샵.com페이스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