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단백질로 감싼 나쁜 소식이다.
– 영국 생물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 피터 메더워(Peter Medawar, 1915-1987)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4.15총선은 역대 최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도 투표로 인한 감염자 한 명 없이 안전하게 치러졌다. 세계는 다시 한번 한국의 선거 상황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한국의 확진자 수는 안정권에 들었다. 그럼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보건당국은 강조한다.
봉쇄 정책 및 락다운(Lock Down)을 시행하지 않으면서 시민 모두의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세계가 찬사를 보내는 민주주의적, 인도주의적) 최상의 방역 대책을 실행하고 있다. 덕분에 선진국이라 불리던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확진자 및 사망자 속출로 의료체계 붕괴로 락다운 되는 상황에 비해 한국은 차분하게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목차
다만 기존처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아니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 손씻기, 마스크 쓰기는 유지된다. 싱가포르 사례처럼 개학했다가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거나 한국도 29번 확진자까지는 거의 종식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급격히 늘어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봄을 앗아간 코로나19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류가 벌이고 있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때문에 공기는 더 맑아지고 있고, 동식물들엔 좋은 환경을 가져다주었다.
정말 지구 입장에서 인간은 바이러스가 확실하다는 게 다시 한번 밝혀진 셈. 이번 기회에 지구의 건강도 지키려는 노력을 전 세계가 펼쳤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5월 5일까지 연장… ‘완화한 형태’ 운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을 5월 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와 경제 영향을 등을 고려해 종교, 유흥, 실내 체육시설에 대한 영업 제한은 완화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2020.4.19
기온이 오르고 봄이 오니 어쩔 수 없이 거리로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모두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손씻기, 마스크 착용 원칙만 잘 지킨다면 코로나19도 끝내 종식될 것이고, 가을철 2차 확산도 예방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렇지만 집단감염과 지역감염이 다시 돌발할 수 있는 만큼
왜 사회적 거리두기(생활 속 거리두기), 손씻기, 마스크 쓰기가 필요한지 바이러스 관점에서 알아보자.

<코로나19와 독감에 대항하는 ‘최강 면역력’ 높이는 7가지 방법>에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 중에서 가장 인체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무엇일까? 라고 물었다. 답은 병원체 중 하나인 바이러스(Virus)다. 특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늘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강한 독성과 감염력이 있기 때문에 두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은 애석하게도 독감 인플루엔자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개발된 게 없다(5년 전 메르스 백신도 아직 개발 중임). 게다가
감염 이후 항체가 형성되면 체내에서 소멸하는 다른 바이러스들과 달리 코로나19는 장기간 검출되는 특성을 보인다
고 한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끈질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 손씻기, 마스크 쓰기다.
가공할 능력을 갖춘 바이러스
<독감 사망자는 한해 몇 명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법]>에서 이야기했듯이 바이러스는 가장 작고 단순한 유기체이며 유전물질(DNA나 RNA)과 단백질 외층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바이러스는 몇 가지 가공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바이러스는 아주 작다. 세균보다 훨씬 작고, 너무 미세해서 일반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다. 바이러스를 테니스공 크기로 확대하면, 사람은 키가 800km가 될 것이고, 세균은 비치볼만큼 커질 것이다.
바이러스는 조금 기이하다. 완전히 살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죽은 것이라고도 할 수 없기 때문. 살아 있는 세포 바깥에서는 그냥 불활성 물질에 불과하다. 먹지도 호흡하지도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어떤 이동 수단도 없다.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무임승차한다.
우리는 돌아다니면서 문손잡이를 쥐거나 악수를 함으로써, 아니면 호흡하는 공기를 통해서 바이러스를 모은다. 대체로 바이러스는 먼지 알갱이처럼 활기 없는 상태로 존재하지만, 살아 있는 세포 안에 넣으면 갑자기 활기에 차서 여느 살아 있는 존재들처럼 격렬하게 증식한다.
1986년 스토니브룩스에 있는 뉴욕 주립대학교의 리타 프록터(Lita Proctor)라는 학생은 바닷물에서 바이러스를 찾아보기로 했다. 당시에는 하수구 같은 곳에서 일시적으로 흘러드는 것을 제외하면 바다에 바이러스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개념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에, 프록터의 생각은 아주 뜬금없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프록터가 평균적으로 바닷물 1리터에 바이러스가 1,000억 개까지 들어 있다는 것을 밝혀내자 사람들은 약간 놀랐다.
더 최근에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의 생물학자 다나 윌너(Dana Willner)는 건강한 사람의 허파에 많은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이러스가 많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던 곳이었다. 윌너는 평균적으로 개인당 174종의 바이러스를 품고 있으며, 그중 90%는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던 것임을 알아냈다. 즉 우리의 지구는 바이러스로 우글거리는 행성이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최근까지도 거의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보이지 않는 적: 바이러스의 자연사>의 저자이자 바이러스 학자인 도로시 H. 크로퍼드(Dorothy H. Crawford)는 해양 바이러스만 죽 늘어세워도 1,000만 광년 거리까지 뻗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상 상상할 수도 없는 거리이다.
이 행성 지배에서 우리의 유일하고 진정한 경쟁자는 바이러스다. 인간의 생존은 예정되어 있지 않다.
–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한 미국 미생물학자
조슈아 레더버그(Joshua Lederberg, 1925-2008)
행성 지배자와의 불편한 만남
리노바이러스(Rhinovirus)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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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가장 지독한 것은 리노바이러스로 감기 증세의 70%를 차지한다. 게다가 이 리노바이러스만 해도 100종류가 넘는데, 계속 돌연변이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치료제를 만들기가 어려운 것이다. 결국 영국은 오랫동안 ‘감기 연구단’이라는 연구 시설을 운영했지만, 치료제 하나 발견하지 못한 채 1989년 문을 닫았다(정말 이 행성의 지배자는 바이러스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빌 게이츠가 5년 전 미래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라고 한 말을 떠올려보라).
그러나 그곳에서는 몇 가지 흥미로운 실험들이 이루어졌다. 한 실험에서는 자원자의 콧구멍에 코감기에 걸렸을 때 흐르는 콧물과 같은 속도로 액체가 가늘게 흘러나오도록 한 장치를 붙였다. 그런 상태에서 자원자는 마치 칵테일파티에 갔을 때처럼 다른 자원자들과 어울렸다. 그들은 알지 못했지만, 그 액체에는 자외선을 쬐면 보이는 색소가 들어 있었다.
사람들이 얼마간 어울린 뒤에 자외선을 켜고 살펴보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 모든 자원자들의 손과 머리와 상체는 물론이고, 안경, 문손잡이, 소파, 견과 그릇 등 모든 곳에 색소가 묻어 있었다. 어른은 1시간당 평균 16번 얼굴을 만지며, 그렇게 만질 때마다 코에서 흘러나오는 병원균을 대신하는 색소는 코에서 간식 그릇을 거쳐서 다른 사람에게로 전달되고, 이어서 문손잡이를 통해서 또 다른 사람에게로 전달되는 식으로 모든 사람에게로 전달되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과 사방에 그 가상의 콧물이 묻어서 빛이 났다.
보스턴의 지하철을 조사했더니, 금속 막대가 미생물에게 꽤 적대적인 환경임이 드러났다. 좌석의 천과 플라스틱 손잡이는 미생물로 득실거린다. 병균을 옮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폐와 콧물의 조합인 듯하다. 스위스의 한 연구에서는 독감 바이러스가 미세한 콧물을 통해서 지폐에 달라붙으면 2주일 반 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콧물이 없다면, 대부분의 감기 바이러스는 접힌 지폐에서 몇 시간밖에 살지 못했다. – 빌 브라이슨의 <바디: 우리 몸 안내서> 중에서 |
애리조나 대학교의 연구진도 비슷한 연구를 했다. 한 사무실 건물의 금속 문손잡이에 이른바 “바이러스”를 묻혀두었더니, 약 4시간이 지나자 그 바이러스가 건물 전체로 퍼졌다. 직원 중 절반 이상이 감염되었고, 복사기와 커피 자판기 등 거의 모든 공용 기기들에도 묻었다. 현실 세계에서는 그렇게 묻은 바이러스들이 사흘까지 활성을 띨 수 있다. 집합건물이나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통째로 폐쇄하는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 집단 격리)이 필요한 이유다.
놀라운 점은 (다른 연구에 따르면) 입맞춤이 병균을 전파하는 효과가 가장 떨어진다는 것이다.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자원자들에게 감기 바이러스를 접종한 뒤에 조사했더니 입맞춤은 그 바이러스를 옮기는 효과가 거의 없었다. 재채기와 기침도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감기 바이러스를 옮기는 진정으로 신뢰할 만한 방법은 접촉을 통하는 것뿐이었다.
해서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손씻기, 마스크 쓰기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사력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을 생각해서라도 마늘로 100일을 버틴 (세계가 찬사를 보내는 시민 의식의 원조인) 곰의 정신을 이번 기회에 실천해보자.
덧: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손씻기, 마스크 쓰기 잘 실천하시는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 이상 푸샵이었습니다. ┌(ㆀ_ _)┐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마스크 효과 얼마나 있나? [감기, 독감, 코로나19 예방]> <독감 사망자는 한해 몇 명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법]>
참고: <정세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느슨해지면 노력 물거품”> – 연합뉴스. 2020.4.4
참고: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5월 5일까지 연장…’완화한 형태’ 운영> – 연합뉴스, 2020.4.19
참고: <인수공통감염병 – 바이러스 질환을 중심으로> – 안동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종규
참고: <바디: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지음 | 이한음 옮김 | 까치(2020)
참고: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 최호영 옮김 | 생각연구소(2017)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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