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운동] 나는 ‘살기 위해’ 운동한다.

도대체 내 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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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 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2003년 그 일이 있기 전까지 나는 17년간 운동을 해오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 최초의 피트니스 서적 <남자들의 몸만들기> 출간을 앞두고 원고를 쓰고 있었다. 당시 나의 의학적 검사 결과는 특이 사항이 없는 ‘아주 건강한’ 상태였다. 하지만 양·한방 의사들은 내 몸에서 일어나는 증상들의 원인과 기전을 설명하지 못했다. 양·한방 치료와 약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결국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었다. (무당의 표현처럼) ‘산송장’[1] 같은 좀비 아닌 좀비로 변하기 시작했다. 삶은 서서히 균열이 생겼으며 급기야 파괴되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건강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몸과 마음의 회복력 그리고 강력한 회복력 도구인 운동의 본질과 진정한 힘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

 

당신 역시 건강과 체력, 지적 생산성, 삶의 신선함과 행복을 잃어버린 좀비가 되고 싶지 않다면, 몸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몸이 지닌 회복력 도구를 깨워 사용하길 바란다. 하여 삶의 압력과 긴장을 비워내고, 일상의 신선함으로 채워 넣길 바란다. 당신 안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변화의 힘이 잠식당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그 힘이 당신과 함께하길…

 

– 그간의 경험을 책으로 짓고자 마음먹은 2016년 7월, 볕이 따갑던 날에

잃어야 얻는 깨달음


삶의 모든 드라마는 우리 몸에 그대로 드러난다.
– 앤드류 R. 비엘의 <움직임 가이드북> 중에서[2]

내가 경험한 일을 글로 옮기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희귀 또는 난치성 질환, 트라우마나 우울증 등을 글로 세상에 공개하기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들이 볼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나 책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에 대해 글로 표현한 용기 있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당시 희귀 질환 코드명 M79.7로 분류된 ‘근섬유통 증후군(Fibromyalgia Syndrome, 섬유근통 증후군: 여러 부위의 근육근막통증과 극심한 피로가 주증상이며 불면증, 우울감, 무기력감을 동반함)’ 진단을 우.여.곡.절 끝에 받은 때가 2003년이었고, 그간 겪은 일을 책으로 짓고자 기획한 것이 2016년이다. 결국 4년의 시간이 더 흘렀다. 이런 경험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다음 한 걸음을 내딛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트레이너로 운동 상담을 하면서 경중은 있지만 (만성피로 증후군, 근섬유통 증후군, 번아웃 증후군, 우울증, 불안증 등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든지 간에) 나와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아마도 내가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관심조차 없었으리라. 그들 역시 4~5년은 꽤 힘들었다고 한다.

몸과 마음은 죽고 싶을 만큼 힘든데, 의학적 검사는 정상인 아이러니.

이 병원, 저 병원 다녀봐도 정확한 진단명과 원인을 설명해주는 의사가 없어 답답했다고 한다.

‘근섬유통 증후군(Fibromyalgia Syndrome): 섬유근통 증후군으로도 불리며, 여러 부위의 근육근막통증과 극심한 피로가 주증상이며 불면증, 우울감, 무기력감을 동반한다.
‘근섬유통 증후군(Fibromyalgia Syndrome): 섬유근통 증후군으로도 불리며, 여러 부위의 근육근막통증과 극심한 피로가 주증상이며 불면증, 우울감, 무기력감을 동반한다. [이미지 출처: 구글]

그보다 더 힘든 건 주위의 시선. 증상이 심한 이들은 가족과 동료들이 꾀병, 나약함, 게으른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아 차라리 뼈가 부러지거나, 암 판정을 받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야 동정 어린 시선이라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나 역시 그랬다. 도대체 어떤 모습과 상태여야 이해받을 수 있을까.

상담을 통해 의사에게서 듣지 못한 설명을 그들에게 해주었다. 그러자 자신의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려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내 상담이 위안이 될 수 있었던 건, 내가 경험을 했고 좀비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해결책 찾아 파고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희귀’가 아닌 ‘난치’로 분류된 질환에 관해 쓸 수 있다는 건,
질환이 다 나은 게 아니라
그 질환을 껴안고 함께 사는 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뜻이다.

삶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삶이 이런 일을 겪게 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삶은 절대 사악하지 않다. 그저 내게 방향을 전환해보라고 넌지시 알려준 것일 뿐. 운동을 가르치는 트레이너로서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더 공부해 알리고 해결책과 치유 방법을 나누라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살아있고, 살아내고, 살아가는 여러 이유 중 하나라는 깨달음이 나를 어루만져주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무언가를 깨닫는 데는 큰 비용이 든다는 깨달음과 함께. 꽤 오래 걸렸지만 지금이라도 당신과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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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사전적 의미로 살아 있는 송장이라는 뜻. 살아 있으나 활동력이 전혀 없고 감각이 무디어져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 동양의 강시, 서양의 좀비가 산송장과 닮아 있다.
[2] <움직임 가이드북: 움직임을 위한 몸 제작 이야기> 앤드류 R. 비엘(Andrew R. Biel) 지음 | 이문규 옮김 | 범문에듀케이션(2017)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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