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ST] 거장의 숨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 토리노’ OST

[영화, 음악을 만나다] Gran Torino, 그 쓸쓸한 리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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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Original Soundtrack)나 배경음악 없는 영화를 상상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건 스프 넣지 않은 라면을 먹는 것과 같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뭐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영화 음악’이라고 말하겠다. 영화 속 장면과 음악이 오버랩되어 영화가 주었던 감동과 추억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한국영화가 ‘방화’라고 불리던 시절, 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주 영화를 보러 다녔다(현대중공업 체육관에서 특별한 날을 제외하면 매주 영화 상영을 한 덕분). 때문에 포스터 모으기, 영화 음악 듣기는 취미가 되었고, 극장에서 몰래 뜯어온 획득한 포스터로 온 방을 도배하기도 했다. 그리고 영화 잡지인 ‘스크린’과 ‘로드쇼’는 서점에 나오자마자 득달같이 가서 사보곤 했다(친구들이 놀러 오면 잡지에 푹 빠져 지내던 기억이). 지금은 그 많던 포스터와 잡지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 좀 아쉽다.
추억의 영화잡지 <스크린>과 <로드쇼>
추억의 영화잡지 <스크린>과 <로드쇼>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그렇다고 영화에 대한 식견이 높거나 영화배우, 감독 이름을 줄줄이 꾀고 있는 수준은 아닌지라 리뷰를 작성하는 것은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그냥 영화와 OST 자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할 뿐. 바빠서 극장에 가지 못하더라도 주에 1편은 보려고 한다. 여유 시간 생겼을 땐 시동이라도 걸리게 되면 하루 종일 영화만 보기도 한다. 예전에는 극장을 다녀오면 영화 속 OST를 들을 수 있는 건 라디오의 영화 관련 프로그램에서 뿐이었다. 그래서 카세트테이프에 녹음을 해두었다가 듣곤 했다. 지금도 여전히 OST를 따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정리를 해두면서 매일 듣는다. 그리고 왓챠에 코멘트도 꾸준히 남긴다.

방화 시절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영화 산업은 꽤 많이 발전했다. 단관 극장에서 멀티플렉스로의 변화부터 이제는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같은 OTT(Over The Top Service) 플랫폼의 진화로 인해 다양한 영화를 손 안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의 영화 콘텐츠 발전도 놀라운 것이어서 결국 한국 영화인이 한국 영화 탄생 100년 만에 칸과 아카데미를 석권하는 날을 맞이하게 된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보여준 성과는 영화를 사랑하는 입장에서는 눈물이 날만큼 감동적인 일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 토리노>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을 넘어 인공지능이 영화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은 영화 그 자체인 스크린 속 영상과 OST가 주는 감동과 추억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영화 OST는 항상 곁에 두고 들을 수 있어서 더 매력적이다. 수많은 OST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가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맡은 <그랜 토리노>의 OST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자동차 공장에서 은퇴한 채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월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 한국전 참전의 상처로 괴로워하며 M-1 소총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남편의 참회를 바라던 아내의 유언과 자코비치 신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참회할 것이 없다며 버틴다. 어느 날, 이웃집 소년 타오가 갱단의 협박으로 월트의 72년 산 ‘그랜 토리노’를 훔치려 한다. 무료한 일상에서 뜻밖의 사건의 사건을 통해 월트는 차고 속에 모셔두기만 했던 자신의 자동차 그랜 토리노처럼 전쟁 이후 닫아둔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끝내 그가 한 선택이 세상을 울리는데… 

난 이미 손에 피를 묻혔으니까…
난 이미 더럽혀졌으니까…
그게 오늘 밤 내가 혼자 가야만 하는 이유다.
– 월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대사 中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주연의 <그랜토리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주연의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2009)

어렸을 때부터 봤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기를, 그가 연출한 영화를 지금도 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행복한 일이다. 아흔의 나이에도 여전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정말 존경스럽다. 2년 전 그가 감독과 주연을 맡았던 <라스트 미션, 2018>도 감동적이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60년대 중반, (어울리지 않게도) 유럽에서 제작한 서부영화 3부작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미국에 돌아온 그는 영화제작자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는데, 이는 사실상 전대미문의 일이었다. 40년 동안 영화계의 스타 혹은 우상으로 지낸 그는 거의 자신이 제작하거나 공동 제작한 영화에만 모습을 드러냈고, 직접 감독을 겸한 경우도 잦았다. 주연과 감독을 함께 맡은 작품은 23편인데, 우디 앨런을 제외하면 오늘날 그 어떤 감독 겸 배우도 그토록 많은 영화에서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낸 사람은 없다.

 

또한 그는 현역 감독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2011년 작 <J. 에드가>는 1971년 이후 33번째 연출작이다. 그동안 고전적이면서도 대담한 개성을 드러내는 이스트우드의 연출 방식은 폭넓게 인정받았다. 할리우드 안에 머물면서도 영화제작의 문화적ㆍ미학적 유행을 거부함으로써 외부자의 시선을 유지해온 것도 사실이다. “저는 저의 직감을 믿고, 제가 믿는 바를 영화로 만듭니다.”  –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는 왜 배우보다 감독을 열망했나?> 중에서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기억에 오래 남게 만드는 것이 OST의 역할이라면 제이미 컬럼(Jamie Cullum)이 부른 OST는 <그랜 토리노>의 감동과 여운을 더욱 배가 시킨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많이 늙었다. 여든이 넘었네(2020년은 90세). 그래도 정정하다.
젊은 시절 웨이트 트레이닝을 즐겨한 영향인 듯… 여전히 멋있다.
아버지도 영화 속 주인공 느낌이 난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이면서 보수적이지만 강직하고, 불의와 타협하진 않는…
잔잔한 감동
‘그랜 토리노’라는 차를 타고 해변가 드라이브를 해보고 싶다.

엔딩 끝날 때까지 앉아서 OST 감상했던 영화.

영화를 봤던 분은 그때의 감동과 기억을 떠올리면서, 편안히 감상해보시길 바란다. 아마도 눈가가 촉촉해질 수도…


Gentle now a tender breeze blows (부드러운 바람에)

whispers through a Gran Torino (그랜 토리노는 속삭이네)
whistling another tired song (지친 노래를 부르네)
engines hum and bitter dreams grow (엔진 소리는 울리고 슬픈 꿈은 커져)
heart locked in a Gran Torino (그랜 토리노에 마음 기대어)
It beats a lonely rhythm all night long (쓸쓸한 리듬 밤새 울리네)

비가 내린 뒤라 흐린 날씨로 시작한 오늘 같은 주말엔 제이미 컬럼이 감미로운 목소리 들려주는 <그랜 토리노> OST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OST는 3개의 버전이 있는데 모두 들어보면… 모두 좋다.

■ ‘그랜 토리노(Gran Torino)’ – 제이미 컬럼 오리지널 버전

■ ‘그랜 토리노(Gran Torino)’ – 제이미 컬럼 라이브 버전

■ ‘그랜 토리노(Gran Torino)’ – 클린트 이스트우드 & 제이미 컬럼 풀 버전

Gran Torino OST와 함께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상 푸샵이었습니다. ┌(ㆀ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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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영화 <그랜토리노>
참고: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는 왜 배우보다 감독을 열망했나?>, 예스24 채널예스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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