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안내서] 움직임과 몸의 탄생 | 생명에 관하여

움직임과 몸의 탄생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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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현상을 만드는 것은 세포의 무한한 춤이다.
–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조상 이야기》 중에서

움직임과 몸의 탄생을 시작하며


양자역학의 다중우주론으로 존재하는 수많은 우주 중에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단 하나의 우주. 우리 우주 안에 존재하는 무려 2조 개의 은하 중 ‘은하수’라 불리는 우리 은하. 그 은하수를 유영하는 4천억 개의 별 중, 태양이라 불리는 별이 있는 태양계. 보이저 2호가 탐사를 마친 태양계에 존재하는 행성 중 하필이면 지구에서 태어난 우리.

지구별 여행자 호모 사피엔스로 삶을 여행하는 동안 좋은 습관으로 만들어야 할 ‘운동’. 이 운동을 안내하기 위해 겁도 없이 무려, ‘우주 만물의 시작’과 ‘존재의 근원’에 대한 호기심을 가득 담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그 파장의 끝이 어디에 가 닿을지 알 수 없지만 우주적 호기심을 담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때론 탐구자, 때론 여행자가 된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고 에너지가 0이라고 생각했던 ‘무’의 실체조차 실은 보이지 않는 ‘양자 요동’이라는 움직임이었다. ‘특이점’에서 시작한 빅뱅 또한 급팽창과 대폭발이라는 엄청난 에너지 운동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모든 것의 이전과 시작에 시간과 공간 그리고 물질과 에너지가 하나인, 이것이 저것이고 저것이 이것인 ‘움직임’이 있었다.

인간의 춤은 마치 근원적 움직임처럼 보인다.
인간의 춤은 마치 근원적 움직임처럼 보인다. [이미지 출처: VOGUE “A modern dance performance by Martha Graham, 1943” – © Gjon Mili/Time Life Pictures/Getty Images]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된 우주가 탄생시킨 먼 옛날, 어느 별의 핵융합반응으로 생성된 탄소 원자 하나가 광활한 우주를 떠돌다 지구에 내려앉아 수십억 년에 걸쳐 생명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만들어냈다. 생명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 속 ‘진화’라는 소용돌이는 수많은 생명체를 탄생시켰다.

마침내 우리는 끊임없이 진동하는 원자와 원자 속 극한의 소우주라 불리는 양자 영역에 존재하는 춤추는 에너지 실과 만났다. 그것은 신비로운 무의 세계인 동시에 조화로운 리듬으로 가득한 세계이다. 만물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든 생명체가 지닌 유전자 본체 DNA도 원자로 되어 있다. 이렇게 몸속 원자 하나에서도 우주를 느낄 수 있고,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알게 해준다.

우주와 양자 영역만큼 혹은 그보다 더 신비한 생명은 호모 사피엔스 후손들에게 수많은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우주의 오아시스’라 불리는 지구의 생명은 과연 어떻게 탄생했고, 진화했을까? 전지전능한 그 무엇이 생명을 창조했을까? 아니면 러시아의 생화학자 알렉산드르 오파린Alekesandr Ivanovich Oparine, 1894-1980이 주장한 ‘화학 진화’처럼 원시 지구의 환경하에서 자연화학적 반응에 의해 탄생한 세포로부터 진화했을까?

혹은 ③ 전 세계 해저에 500개 이상 존재하며 생명 탄생에 적합한 점들을 갖춘 열수 분출공Hydrothermal vent, 즉 마그마에 의해 데워진 바닷물이 오랜 기간 분출하면서 생명이 탄생했을까? 그도 아니면 창조론과 진화론이 한계에 직면하고 유전학이 발달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지구 생명의 외계 기원론인 범종설Panspermia처럼 지구로 떨어진 운석에 있던 외계 생명체에 의해 생명이 탄생했을까?

더 나아가 DNA 구조를 밝혀내 노벨상을 수상한 크릭의 (SF영화에도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정향 범종설Directed Panspermia처럼 인류보다 더 뛰어난 지능과 과학기술을 가진 우주의 다른 생명체가 실험을 위해 지구에 생명의 씨앗을 뿌리고 갔을까?

생명은 우주로부터 왔을까?
생명은 우주로부터 왔을까? [이미지 출처: istockphoto]
생명 탄생 질문에 관한 대답

① 알 수 없다.
② 스탠리 밀러Stanley Miller, 1930-2007는 유기물의 자연 합성을 재현했다. ‘밀러의 실험’으로 알려진 실험을 통해 원시 지구에서 생명 탄생 가능성을 증명했다.
③ 이 역시 실험을 통해 아미노산 같은 유기물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④ 1969년 9월 오스트레일리아에 떨어진 ‘머치슨 운석Murchison Meteorite‘의 분석 조사에서 아미노산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지상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님도 확인했다. 이후 아미노산 등의 유기물을 포함하는 운석이나 혜성은 그 뒤에도 다수 보고되었다. 

⑤ 이런 가설이 무리가 아닌 이유는 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면 알수록, ‘이것은 누군가가 지구에 떨어뜨렸든가, 어디선가 흘러왔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론: 생명의 재료는 지구에서 생긴 것과 우주에서 온 것 두 종류가 있다, 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광활한 우주에 오로지 우리만 존재한다고 믿기엔

오로지 우리뿐이라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인 듯하다.

고 칼 세이건이 1985년에 쓴 글이다. 우리 은하와 250만 광년 떨어진 이웃 안드로메다 은하엔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30년 넘게 흐른 지금도 답을 아는 사람은 없다.

어떤 가설이 되었든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은 단 하나다. 생명이 언제 어디에서 생겨났든 그 시작은 아주 오래전이었다는 것. 생명의 기원을 이야기할 때 다뤄야 할 시간 규모에 비하면, 인류의 역사 따위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빌런 타노스가 그랬던 것처럼) 손가락 한번 튕기는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의 광활함은 인류의 이해를 뛰어넘는다. 개인의 경험은 고작 수십 년, 극히 드물게 100년 정도를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제한된 기간에서조차 어릴 적 세상이 어땠는지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렵다. 하지만 생명의 행성 지구는 수십억 년 전에 태어났다. 46억 년으로 추정되는 지구의 나이를 1주일로 잡는다면 빅뱅 이후 우주의 나이가 약 3주쯤 된다.

육안으로 보이는 화석 중에서 제일 오래된 것은 (논란이 있는 35억 년 전 남세균 화석은 제외하고) 약 5억 4천만 년 전인 캄브리아기 초기에 등장한 것으로, 단 하루를 산 셈이 된다. 35만 년 즈음 등장한 ‘지혜가 있는 사람’[1]으로 불리는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는 마지막 35초에 등장했고, 농업은 마지막 1초나 2초에 등장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인가?


그만큼 생명을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제 원자와 양자 영역의 춤추는 에너지 실로부터 계층을 이루고 있는 생명체로 시선을 돌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에 이어지는 질문 ‘우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여행을 떠나보자. 과연 2,500년 전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생명은 움직임이다

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을까?

생명이란 무엇이며, 모두 어디서 왔는가?
생명이란 무엇이며, 모두 어디서 왔는가? [이미지 출처: 구글]

생명이란 무엇인가?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생명이란 기계와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가? 우리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생명이란 세포에서 에너지와 정보를 교환하며 끊임없이 생성과 사라짐이 반복되고, 역동적이면서도 평형을 이루려는 동시에 비평형이 공존하는 것이며 스스로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 몸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고, 더 나아가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이 세포들의 역동적인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37조 개에 이르는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흡수한다. 상호 간에 정보를 교환한다.

 

우리는 기계처럼 부품의 조합이 아니다. 부품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고, 정보를 교환하고, 생성되고, 사멸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생명이 아니다. 우리의 몸 일부가 고장이 났을 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타인의 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과학이 발달하였다 하더라도, 장기 하나하나는 스스로의 생명력이 있다. 타인의 장기가 내 몸에 들어왔을 때 제대로 작동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마치 열쇠와 자물쇠처럼 나와 맞는 혈액형과 DNA 구조를 가진 장기를 받아야 한다.

 

 내 몸의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장기를 만들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 길은 멀고도 험난하며, 역동적인 생명을 새로 탄생시키기엔 우리는 아직 그 원리조차 모른다. 생명은 기계론적 세계관과는 맞물려 있지 않다. 통합적이며, 역동적이고, 스스로 진화하려고 하며, 세대를 이어간다. 살아있다는 것은 역동성, 평형성과 비평형성의 동시적인 상태이며, 그 순환이 끝나는 순간 우리는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생명은 탄생하고, 사라지기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세대를 이어서.

 

– <생명이란 무엇인가?> – 2014.3.24 푸샵 이종구의 글쓰기 노트 중에서

■ 다음 연재 글: <운동 안내서>는 매주 1회 업데이트됩니다.
[1부 – 안내서에 대한 안내서: 움직인다는 것] 1장. 움직인다는 것_태초에 움직임이 있었으니

움직임과 몸의 탄생
 • 초신성의 작품들 | 생명 탄생의 신비와 진화의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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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호모 사피엔스 나이는 35만 년> 사이언스타임즈, 2017.09.29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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