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돌아보는 정상인의 ‘비정상적인’ 현상

정상인 사람도 가끔은 비정상적인 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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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2주간의 휴관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보이지 않던 정상과 비정상을 목격하게 됐다. 정상인 줄 알았던 선진국 시스템은 후진국 수준의 비정상적이었다.

공동체를 위해 정상적인 종교활동을 해야 할 교회가 이웃의 건강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비정상적인 활동을 한다. 자신, 가족 그리고 타인을 위해 써야 할 마스크 쓰기라는 정상적인 행동이, 타인을 겁박하고 때리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표출한 이도 있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심각한 상황에서 정상보다 더욱 성심을 다해 환자 진료를 봐야 할 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하고 비정상적인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적어도 그런 행동이 정상적이고, 지지표를 얻으려고 했다면 재확산 상황이 안정화된 이후로 미뤘어야 했다.

적어도 정부와 협의는 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에 따른 대안도 내놔야 했을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우리가 잘 몰랐던 민낯을 볼 수 있게 했고, 정상과 비정상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다.

정상과 비정상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정상과 비정상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이미지 출처: 구글]

이제 개인의 건강을 놓고 보자. 그런데 ‘정상’인 상태라고 해서 반드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상인에게도 일시적인 정신병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그 시간이 매우 짧고 증세가 경미하며 정신 장애 수준에 이르지 못할 뿐이다. 특히 코로나19는 우리가 겪지 못한 스트레스를 안겨주었다.

이로 인해 ‘코로나 블루’ 같은 정상 아닌 증상들을 겪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여전히 두 달째 다리 통증이 잘 낫지 않고 있다(조만간 ‘통증 체험기’를 따로 다룰 예정이다). 이렇게 오랜 기간 심한 통증을 겪은 적은 처음이다. 두 달 전 정상이었던 다리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우울감이 밀려왔다.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심리적 건강이 어떤 기준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할 수 있는지 말이다. 물론 심리적 장애의 진단 여부를 판별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다음 경우에 해당된다면 전문의 혹은 심리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을 비롯해서 사회적으로 직업적으로 적응에 어려움을 주는 경우, 그리고 (타인이 보기에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더라도) 개인적으로 고통이나 불편함의 정도가 심하다고 느껴질 경우가 그렇다. 

어느 심리학자는 젊은이 중에서 ‘가장 정상적인’ 집단을 선별했다. 이 사람들은 좋은 교육을 받았고 성품이 올바르며 성공한 사업과 행복한 가정을 가졌다. 그러나 심리 검사를 통해 이들 중에 반 이상이 저마다의 걱정과 우울 증세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지어는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른 사람도 있었다.

혼잣말을 하거나 기르던 고양이에게 얘기할 때는 별 문제가 없는데 막상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는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 증상이 나타났다. 나의 두 전문가는 그런 증상을 유발할 만한 여러 원인 가운데서 가능성이 없는 것부터 하나씩 제거해나갔다.

 

알레르기? 이건 아니고.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 아니고. 위산 역류? 아닌데. 식도 종양? 이것도 아니고. 뇌졸중? 아니야. 신경계 질환? 이것도 아니야.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갑자기 말이 안 나온다는 점만 제외하면 건강은 대체로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좋았다.

 

고양이에게 말할 때는 자연스럽게 말이 나왔다. 혼자 있을 때도 문제가 없었다. 시 한 편을 암송하기도 했으니 뭐. 하지만 전화기를 붙들면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떠듬거렸다. 몸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가 있는 듯 보였다. 따라서 결론은, 정신 이상이었다.

 

– 만화 <딜버트>의 저자 스콧 애덤스의 <더 시스템> 중에서

‘정상’과 ‘비정상’은 일종의 상대적인 개념이다. 정상인도 ‘비정상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정신 질환에게도 지극히 ‘정상적인’ 부분이 있다. 따라서 다음의 증상들은 우리가 매우 정상적인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신경과민 관련 현상


피로 |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피로가 극에 달했음을 느끼더라도 피로가 지속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수면 장애와 정서 변화가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다.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놀이를 통해 증세가 호전되거나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불안 | 정상적인 불안 증세는 현실적인 원인에 근거하고 그 반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간혹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안절부절못하는 학생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학생은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취준생의 경우는 면접 직전에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

히스테리 | 여자와 아동에게 많이 발견된다. 어떤 여성은 부부싸움을 할 때 분을 참지 못하고 큰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던지며, 심지어는 자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한다. 아동의 경우에는 꿈과 환상에 빠져 이상한 말을 주절거리며, 환상을 현실로 착각하고 매우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러한 증세는 중추신경 관리 체계에 혼란이 발생하거나 미성숙한 경우에 발생한다.

강박 | 뇌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 더욱이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은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한다. 한동안 뒤척이며 오늘 무엇을 했고 내일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반복해서 되뇐다. 사실은 스스로도 불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계속 생각한다.

공포와 충동 | (나 역시도 살짝 다리가 떨릴 정도로) 안전하지만 높은 곳에 서면 공포감을 느낀다. 어떤 때에는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심지어는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정상이지만 비정상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정상이지만 비정상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구글]

군 복무 시절 상륙함을 타고 바다로 나갔을 때 일이다. 갑판 위에서 바로 밑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뛰어들고 싶은 (그러면 다치거나, 뛰어든 걸 본 사람이 없다면 구조되지 못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가 스치지만, 정말 뛰어들면 날 편안하게 받아줄 것 같은) 충동을 강렬하게 느낀 적이 있다. 실제로 뛰어들었다면 난리가 났겠지만, 그 충동을 억지로 억눌렀던 기억이 생생하다.   

의심 | 요즘 같으면 체온 측정 시 37.4도만 돼도 코로나19로 의심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아주 사소한 증세도 아주 심각한 병으로 부풀리는 사람이 많다. 특히 친한 친구, 이웃이 병으로 죽었을 때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혹시 나도 그런 병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불면 | 정상인도 가끔은 불면증에 시달린다. 그러나 실연을 당했거나 시험에서 불합격했다는 등의 현실적인 원인이 있다. 원인이 없어도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져 하룻밤 정도는 잠 못 이룰 수도 있다. 하지만 불면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반드시 심리 상담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신 질환 관련 현상


우울 | 정상인도 일상생활에서 감정의 기복을 느낀다. 재난이 갑자기 닥치면 예상치 못한 난데없는 사고에 깊은 심리적 상처를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대개 30~60일가량 지속하며, 설사 심각한 우울 증세까지 보이더라도 6개월을 초과하지는 않는다. 만약 6개월이 지나고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정신질환으로 간주한다. 

코로나19 시대에는 이런 우울감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이 길어짐에 따라 우울 증세가 나타나는 걸 가리키는 말이다. 

충동 | 정상인도 가끔은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충동적이며 물건을 부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행동으로 옮기려 하다가도 이내 안정을 되찾고 설사 행동으로 옮겼다 하더라도 곧 후회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 운전할 때 이런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편집 | 만약 외부 세계의 무엇이 자신에게 특별한 암시를 주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경우, 사람들은 그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 편집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갑자기 사람들이 하던 말을 멈춘다면, 이때 당신은 그들이 자신에 대해 험담하고 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품을 수 있다. 

편집증은 심각한 걱정이나 두려움으로 자신이 주변으로부터 피해를 받을 것이라는 병리적인 의심을 고집하는 이상심리학적 상태를 일컫는다. - 위키백과
편집증은 심각한 걱정이나 두려움으로 자신이 주변으로부터 피해를 받을 것이라는 병리적인 의심을 고집하는 이상심리학적 상태를 일컫는다. – 위키백과 [이미지 출처: 구글]

직장 상사가 나쁜 점을 지적하면서 특정 인물을 꼬집지 않는다면 이내 그 인물이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개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의심을 품다가도 그 생각을 금방 털어버린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정상적인 생활과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일종의 질환으로 분류된다. 

환각 | 정상인은 시야가 희미한 상태, 공포와 긴장 상태 그리고 기대 심리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환각에 빠진다. 그러나 몇 번의 반복으로 익숙해지면 곧바로 제대로 인지하게 된다. 반복적이거나 지속적으로 환각 현상이 나타나면 뇌기질성 정신 질환으로 간주한다. 

환청 | 애인을 기다리거나 약속을 지켜야 하는 등의 기대 심리를 갖는 상황에서 사람은 심리적인 압박을 받게 된다. 이때 문을 두드리거나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확인해 보면 자기가 잘못 들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것을 의학적으로 심인성 정신 질환이라 한다. 

정상적 성격 변화


2020년 기준 지구에는 77억 명의 사람이 있다. 이 모든 사람의 성격이 모두 다 같을 수는 없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격은 조금씩 변한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팀이 ‘심리학아카이브(PsyArXiv)’에 2017년 12월 발표한 논문(A Coordinated Analysis of Big-Five Trait Change Across 14 Longitudinal Studies) 내용이다.

 

14편의 선행 연구 데이터들을 비교 분석한 이 연구에는 실험 참가자 5만 명의 데이터가 담겨있다. 성격은 5가지 성격 요소(big 5 personality traits)인 개방성, 친화성, 신경성, 외향성, 성실성을 기준으로 삼았다.

 

모든 연구 데이터를 종합해본 결과, 5가지 성격 가운데 4가지 성격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5가지 성격 가운데 큰 변화가 없었던 성격은 따뜻함과 공감 능력 등을 의미하는 친화성이었다. 각 개별 연구에서는 친화성 역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친화성이 증가하거나 반대로 감소하는 상반된 결과가 나와 종합적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나머지 4가지 성격은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10년 단위로 평균 1~2%씩 줄어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명료한 성격이 흐릿해지고 차분하고 침착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의미다.

 

이는 달콤한 인생이라는 의미의 ‘돌체 비타(Dolce Vita)’와 연관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사람은 노년기에 가까워질수록 가족과 일에 대한 책임이 줄고 근심 걱정으로부터 의연해져 성격이 전반적으로 차분해진다는 설명이다.

 

– <사람 성격, 나이 먹으면 달라질까? 아닐까?>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18.1.22

심리적 질환과는 거리가 먼 좋은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람 사귀는 일에는 의외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을 종종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은 지극히 정상적인 성격 변화에 속한다. 그러나 성격 변화가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해서 그 증세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가 자주 쓰는 ‘바보’, ‘멍청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비록 이 말이 머리가 나쁘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 심지어는 뇌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가리키지만, 의학적인 진단이 어려우므로 이러한 말을 듣는 사람도 정상 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혼자 웃기, 혼잣말, 자화자찬 | 어떤 사람은 혼자 있으면 혼잣말로 곧잘 중얼거린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말하면서도 쉬지 않고 웃는다. 그러나 대부분은 누구나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을 때 그렇게 행동한다. 그리하여 장소를 가려 행동하고 스스로 통제할 줄도 알며 업무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면 이것은 정상 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화자찬하는 경향을 가진 사람도 많다. 자기가 자기를 칭찬하고 매일 여러 번 거울을 보기도 하며, 심지어는 친구에게 자기의 외모와 옷 스타일 등을 칭찬해 달라고 한다. 그러나 스스로 정도를 지키고 통제도 가능하다면 정상 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상한 행동 | 빡빡머리를 한 여자아이와 머리를 곱게 땋은 남자아이, 일부러 찢어진 옷만 입는 사람, 남자면서 치마를 입는 등 상식선을 넘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생활 스타일이나 상황을 알아보았을 때, 왜 그렇게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 정상 범위에 속한다. 요즘은 ‘개인 취향 존중’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자기 취향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극히 정상이라고 자타가 공인해도 살아가면서 비정상적인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럴 경우 긴장을 완화하는 방법들이 도움이 된다. 아래의 글을 읽으면 도움이 되니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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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가 나의 건강을 빼앗는가?> 송티엔티엔(宋天天) 지음 | 박수진 옮김 | 길벗(2006)
참고: <더 시스템: 거의 모든 일에 실패하던 자가 결국 큰 성공을 이루어낸 방법>
스콧 애덤스 지음 | 김인수(옮김) | 베리북(2020)
참고: <사람 성격, 나이 먹으면 달라질까? 아닐까?>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18.1.22
참고: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심리학에 관한 150개의 개념들> 강현식 지음 | 소울메이트(2010)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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