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체온은 체력이다.

체온 1도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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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나 여타의 질환으로 병원을 가지 않는 이상, 체온을 잴 일이 없던 일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출근하면 자동 체온 측정기(비대면 자동 AI 열감지 시스템)로 매일 체온을 잰다. 정상 범위의 체온이 아닌 37.5도가 나오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잰다(수동 측정기는 종종 높게 나올 때가 있다). 자동 체온 측정기 결과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출근을 할 수 없다. 다행히 오늘은 36.3도! 체온 측정기를 통과하면 QR코드 인증을 한다. 

푸샵의 평균 체온은 36.3도쯤 되는 것 같다. 회원 중에 고3 학생이 있는데, 그는 평균 체온이 37~37.5도 사이에 있다(처음 쟀을 때 37.5도 나와서 화들짝 놀라긴 했다. 다만 자동 체온 측정기로 재면 36.5도가 평균 체온이라고 했다). 종종 듣는 과학 유튜브 <과학과 사람들>을 진행하는 파토 원종우 씨도 평상시 체온이 높게 나온다고 한다. 코로나19시대 체온으로 인해 종종 오해를 받는다고…  

코로나19 시대로 인해 중요성이 더 부각되는 체온. 그러나 평상시 사람들은 자신의 체온에 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실 체온은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한 ‘건강 척도’의 하나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면 열이 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체온은 면역 시스템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항을 비롯해 모든 집합시설에 출입하려면 체온을 측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대면 자동 AI 열감지 시스템
비대면 자동 AI 열감지 시스템 [이미지 출처: 푸샵]

사람의 체온은?


인간을 포함해 포유류의 대부분은 주위의 온도와는 무관하게 체온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유지되는 항온동물이다. 사람의 경우 여러 생명활동에 필요한 산소가 가장 활발하게 작용할 수 있는 체내 환경이 37.2도이기 때문에 대체로 이 온도를 유지한다. 37.2도라면 ‘미열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는 몸의 표면이 아닌 몸의 심부 체온Core Body Temperature, 몸의 중심 온도을 말한다.

체온은 몸의 부위에 따라 같을 수 없으며, 외부 공기에 노출되는 몸의 표면은 체온이 낮다. 그리고 뜨거운 음식을 먹고 나면 체온도 덩달아 올라가면서 땀이 난다. 어떤 회원은 건물 내 식당에서 돼지국밥을 먹고 올라와서 쟀더니 38도가 나오기도 했다. 체온을 재는 부위에 따른 온도 차이는 다음과 같다.

  • 심부 체온: 37.2도 (대사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온도이다)
  • 직장: 36.5~37.7 (심부 체온에 가장 가까움)
  • 혀밑: 36.5~36.7도 (직장 온도보다 조금 낮다)
  • 겨드랑이 밑: 36.2~36.3도 (체온계를 끼우는 방법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진다) 

그리고 심부 체온은 깨어 있을 때와 달리 잠들면 0.3도 낮아진다. 심부 체온을 낮춰서 깨어있는 동안 열심히 활동한 뇌, 장기, 근육을 쉬게 한다. 심부 체온이 내려가려면 피부의 혈관 확장으로 열이 발산된다. 따라서 잠이 들려면 피부 온도는 오르고 심부 체온은 떨어진다. 이는 수면 스위치 역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 몸의 체온조절중추인 뇌 시상하부가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체온을 조절한다. 하지만 체온 수치가 항상성을 넘어서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의 체온은 36.5~37도다. 1851년 독일의 의사 칼 분더리히Carl Wunderlich는 환자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겨드랑이 온도를 측정해 사람의 평균 체온이 37도이고 정상 범위가 36.2~37.5도라고 발표했다. 그 뒤 생리학 교과서들은 지금까지도 이 수치를 쓰고 있다.

 

(중략) 2017년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영국 환자 3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구강 온도를 측정한 결과 평균값은 36.6도였다.

 

– <체온을 올리면 건강에 좋은걸까> 중에서, 동아사이언스, 2020.1.14

체온조절중추의 작동범위를 넘어서는 체온은 35도 이하와 38도 이상. 특히 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지면 ‘저체온증’으로 진단하는데 건강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더운 여름이나 기온 차가 큰 겨울에는 체온 문제로 사망하는 사람이 발생하기도 한다.

여름의 경우는 에어컨 바람에 장시간 노출돼서 냉방병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개인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냉난방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에어컨의 찬바람을 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디건 같은 외투를 준비하지 않으면 냉방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여름이 되면 가장 힘든 사람들은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야외에서 일하거나 운동을 하는 경우엔 열사병에 걸리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겨울은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은 시골에 사는 사람에 비해 체온이 낮다. 그 이유는 활동량이 적기 때문이다. 그런데 체온이 낮으면 효소 활동이 떨어지므로, 각종 질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체온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3편을 다뤘는데 조금 더 들어가 보자.

체온조절중추 기능이 멈추면 어떤 일이?


뇌의 시상하부는 체온이 떨어지면 근육을 움직여 열을 발생하고 심박수를 증가시키는 등 어떻게든 체온을 올리고자 방어작용을 펼친다. 추운 겨울 야외에서 몸을 떠는 이유다. 근육을 떨게 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체온이 계속 떨어져 35도 이하가 되면 체온조절중추도 더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 심박수가 점점 떨어져 혈액순환이 정체되고 뇌 혈류량이 줄어 착란, 혼수, 부정맥 등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사망하게 된다.

반대로 체온이 38도 이상이어도 체온조절중추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땀을 통한 열 발산에 문제가 생기면서 열이 체내에 그대로 축적돼 피부색이 붉어지고 심박수가 증가하며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할 수 있다.

7월이니 일사병과 열사병에 대해 잠시 알아보자. ‘일사병Heat Exhaustion은 더운 여름철 강한 햇볕 때문에 땀을 많이 흘려서 생기는 질환이다. 보통 체내의 나트륨과 수분의 균형이 깨질 때 나타난다. 40도 이하의 발열·구토·근육경련·실신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반면, ‘열사병Heat Stroke은 우리 몸에서 열이 제대로 발산되지 않아 나타나는 질환이다. 더운 날씨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체온조절중추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이로 인해 체온이 정상 온도보다 높아지는 것이다. 보통 40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현기증·식은땀·두통·구토·근육 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하며,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트라이애슬론 주자가 결승선 통과 후 자신의 몸을 물로 식히고 있다.
트라이애슬론 주자가 결승선 통과 후 자신의 몸을 물로 식히고 있다. [이미지 출처: Craig Warga / New York Daily News]

마라톤이나 트라이애슬론 같은 장시간 운동을 지속하면 물질대사를 통해 방출되는 열은 인체 항상성에 도전으로 작용한다. 물질대사하는 동안 방출된 에너지 모두가 ATP로 바뀌지는 않고 열로서 방출된다. 계속된 운동으로 열발생이 열손실을 초과하게 되고 이에 따라 몸의 심부온도가 올라간다. 지속적인 운동을 하면 체온은 열사병 수준인 40~42도까지 올라간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느 정도의 고온까지 견딜 수 있을까요. 기네스북에는 일사병으로 30일간 46.5℃의 고열을 낸 사람이 무사히 생환했다는 기록이 실려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특별한 경우이고, 드문 경우이지만 건강한 상태에서 체온이 상승한 경우 45℃가 되어도 견딜 수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마라톤이 진행되는 동안입니다. 45℃의 체온이 되면 뇌의 온도도 42℃까지 상승합니다. 그래도 뇌세포가 파괴되지 않는 것은 격심한 운동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중이어서 혈액순환이 매우 원활하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 아보 도오루의 <알기 쉬운 체온 면역학: 36.5℃> 중에서

일사병 증상이 심해지면 열사병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몸에 이상 징후가 생기면 무시하지 말고 빨리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더운 날씨 야외에 활동하다 현기증·구역감이 생긴다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입고 있던 옷은 느슨하게 풀어 몸을 편안하게 하고, 이온음료 등을 통해 전해질과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만일 휴식 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폭염 주의보가 내려지면 노인·영유아 및 고혈압·심혈관질환·당뇨 등 만성 질환자 그리고 야외에서 장시간 일하거나 비만한 사람은 일사병·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낮은 체온은 왜 건강에 나쁠까?


체온이 너무 오르는 것도 문제지만 체온이 낮은 것도 건강에는 좋지 않다. 정상체온에서 1도만 떨어져도 우리 몸의 면역력은 36% 정도 감소하고 기초대사율은 12%,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능력은 50% 정도 감소한다고 알려졌다. 여름철 (외부 온도차가 많이 나는 수준으로 트는) 에어컨에 장시간 노출되면 왜 냉방병에 걸리는지 생각해보라!

겨울철은 체온이 떨어지기 쉬운 계절인데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에 취약해지면서 감기나 독감에도 잘 걸린다. 또한 말초혈액순환이 저하돼 손발저림, 감각이상 등이 나타나고 동상에도 쉽게 노출된다. 그리고 체온이 평소 36도 이하인 사람에게서 당뇨병, 골다공증, 암 등의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참고: <겨울 한파 속 체온저하가 암세포 활동을 촉진한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서는 정상 체온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영유아(6세 미만)와 노인의 경우 더욱 신경써야 한다. 왜냐하면 영유아의 경우 체온조절시스템이 덜 발달했고, 65세 이상 노인은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지기 때문. 앞선 글  <공포의 근육경련! 내 다리에 쥐가 났어요!!! [운동성 근육경련]>에서 소아의 열성 경련에 다뤘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참고로 소아(6세 미만)의 경우 뇌 발달과 체온조절 기능이 미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열이 심하게 올라 뇌가 흥분하면 그것이 근육에 전달되어 전신 경련을 일으킨다. 소아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열성 경련으로 팔다리 근육이 움찔대거나 뻣뻣해지고 침을 흘리거나 눈이 돌아가는 증상을 나타낸다.

특히 겨울에는 급격한 기온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외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겹쳐 입어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 외부활동 시 귀마개, 장갑, 목도리를 착용해 귀와 손발 등 노출부위를 보온해야 한다.

또한 혈액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분 보충도 필요하다. 특히 노인은 근육량이 줄면서 기초대사량도 감소하기 때문에 수분·단백질보충과 함께 규칙적인 근력운동을 통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체온을 올리면 건강 및 운동 효과가 더 좋아지는가?


그렇다면

인위적으로 체온을 올리는 방법은 건강과 운동에 도움이 되는 걸까? 

온열 요법(계획적인 열 노출)은 성장 호르몬 수치를 높이고 지구력을 대폭 향상시킨다. 일주일에 최소 4번 정도 운동이나 스트레칭 후 71~77도의 온도에서 20분간 사우나를 하면 탁월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소한 근육통은 많이 감소한다.

세인트 주드 아동병원에서 암과 미토콘드리아성 대사, 세포 소멸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론다 퍼시벌 패트릭Rhonda Perciavalle Patrick 박사는 지구력과 성장 호르몬에 초점을 맞춘 몇 가지 관찰 결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 연구를 통해, 운동을 한 뒤 일주일에 두 번, 30분씩 3주 동안 사우나를 하면 체력이 고갈될 때까지 달릴 수 있는 시간이 기준점보다 32% 늘어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이 특정한 실험에서는 32퍼센트의 달리기 지구력 향상뿐 아니라 혈장량  7.1% 증가, 적혈구 수  3.5% 증가 등의 결과도 나왔다.

찜질, 사우나, 목욕을 잘 활용하면 체온을 올려 건강과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찜질, 사우나, 목욕을 잘 활용하면 체온을 올려 건강과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이미지 출처: 구글]

그는 또한 섭씨 80도에서 20분간 사우나를 하고 30분 동안 열을 식힌 뒤 다시 20분간 사우나를 하면 성장호르몬 수치가 기준치보다 두 배로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반면에 섭씨 100도의 건식 사우나에 15분간 있다가 30분 동안 몸을 식히고 다시 사우나를 15분 동안 하면 성장 호르몬이 5배 증가한다.

대개 사우나를 마친 뒤에도 성장호르몬 효과가 두어 시간 정도 지속된다. 또한 운동과 함께 사우나를 이용하면 성장호르몬 및 뇌 유도 신경 영양 인자(BDNF) 증가에서 훨씬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두뇌에 유익할 수 있다고 한다.

안타깝지만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늦겨울과 초봄에는 목욕탕을 이용하는 사람이 확연히 줄었다. 빨리 정상화되길 바라며, 여름철은 목욕탕 손님이 줄어드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목욕이나 반신욕 규칙적으로 하면 좋은 이유는 성장 호르몬을 기준치보다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사우나와 목욕 모두 부상을 치료하는 역할을 하는 프로락틴Prolactin이 대량으로 분비되도록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평소 뜨거운 욕조나 사우나에 잠깐 들어가 있어도 심박동수를 크게 높일 수도 있다.

그리고 온냉 요법 역시 건강에 도움이 되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이 방법으로 건강을 챙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무엇보다 건강한 체온을 유지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체온은 체력’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덧: 초복입니다. 건강을 위해 체온 관리 잘하시고, 잘 챙겨드시고, 운동 후 온냉으로 샤워해보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이상 푸샵이었습니다. ┌(ㆀ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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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알기 쉬운 체온 면역학: 36.5℃> 아보 도오루 지금 | 기준성 감수 | 김기현 옮김 | 중앙생활사(2011)
참고: <인체생리학, 5판> 디 언그로브 실버톤, 고영규 옮김, 라이프사이언스(2011)
참고: <체온을 올리면 건강에 좋은걸까> 동아사이언스, 2020.1.14
참고: <저체온, 당신의 건강도 ‘뚝’ 떨어집니다> 경향신문, 2019.11.28
참고: <타이탄의 도구들: 1만 시간의 법칙을 깬 거인들의 61가지 전략> 팀 페리스 지음 | 박선령,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2018)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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